조성필기자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동료 경찰과 국민의 우려를 잘 알고 있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행정안전부 경찰국이 2일 공식 출범했다.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행안부 경찰국으로 첫 출근 뒤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경찰국장이란 임무가 부여된 것을 숙명이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찰국장은 경찰 생활 30여년 동안 맡은 보직 중 가장 부담이 크다"며 "국장에서 내려올 때는 축복이 되도록 맡은 바 소임을 다 해보겠다"고 밝혔다. 김 국장과 함께 전날 발표된 경찰국 직원 15명도 이날 경찰국으로 출근해 업무에 돌입했다.
김 국장은 경장 경력채용으로 경찰에 입문한 비경찰대 출신이다. 행안부 소속 공무원 4명을 제외한 나머지 경찰 직원 11명 면면을 살펴봐도 경찰대 출신은 우지완 총경(자치경찰지원과장) 단 1명 뿐이다. 순경 공채가 5명으로 가장 많고, 간부후보생 3명, 사법고시와 로스쿨 출신이 각 1명씩이다. 차기 과제로 '경찰대 개혁'을 언급한 행안부의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찰국은 행안부 내 경찰 업무를 담당하는 별도 부서다.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감독을 보장하고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의 임용 제청 권한 등의 사무를 맡는다. 행안부 내 이런 성격의 부서가 생긴 건 경찰청이 1991년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독립한 지 31년 만이다. 행안부는 전날 경찰국 신설을 알리며 "그간 역대 정부에서 비공식적으로 운영하던 경찰 통제 방식에서 벗어나 헌법과 법률에 따른 법치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경찰 관련 국정 운영을 정상화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경찰국이 직면한 최대 과제는 경찰 조직으로부터의 신뢰 회복이다. 일선 경찰들은 그동안 경찰국 신설 시 인사권과 지휘권이 행안부 장관에게 집중돼 경찰의 자주성·독립성 등이 훼손될 것이라 우려했다. 초유의 전국 경찰서장 회의까지 개최됐을 만큼 반발이 상당했다. 이 장관은 "경찰관들이 자긍심을 잃지 않고 오직 국민의 안전과 인권을 지키는 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 해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국가경찰위는 경찰국 출범에 대해 우려을 나타냈다. 국가경찰위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령상·입법체계상 문제점을 지속 제기했는데도 그러한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시행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치안행정의 적법성 회복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경찰위는 아울러 위원회의 실질화를 위해 현재 국회에 발의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의 신속한 재정을 촉구했다.
한편, 경찰청은 전날 경무관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경찰청 대변인으로는 오문교 경기남부청 자치경찰부장이 임명됐다. 기존 대변인이던 반기수 경무관은 경기남부청 분당경찰서장으로 발령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관련된 수사를 총괄하는 경기남부청 수사부장에는 노규호 충북경찰청 수사부장이 보임됐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