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흔들' 고금리에 '휘청'…16% 이자폭탄 자영업자 朴사장

고금리·인플레 진퇴양난…소상공인에 여전히 먹구름
자영업자 대출잔액 960조…코로나 전보다 276조 늘어
중기부, 29일부터 7% 이상 고금리 대출 저금리로 전환

자영업자 자료사진/기사 내용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은평구에서 200㎡ 규모의 마트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3년 전에 한 캐피탈사로부터 연 16%의 고금리 대출을 받았다. 그는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후 ‘곧 진정되겠지’ 라는 생각에 이자율이 높아도 5000만원을 대출받았다"며 "지금까지 다달이 원금과 이자 120만원씩 내는데 워낙 금리가 높아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매출액이 줄면서 자금 여력이 부족해지자 박씨는 지난 1월 정부가 운영하는 보증기관에 보증서 담보 대출 신청을 했다. 하지만 "신용도가 좋지 않고 국세 체납, 캐피탈 대출 건이 있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박씨는 지난달 종합소득세 약 400만원을 납부한 후 이달 초 다시 보증을 신청했다. 그러나 이번엔 "제조업이 1순위고 도소매업은 후순위"라며 10월 재신청을 권유했다고 한다. 박씨는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매출 감소와 고금리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소상공인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준다면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이 금융 비용으로 허덕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 시국에 제2금융권에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이들의 비중이 적지 않다. 소득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급하게 돈을 당겨 쓴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경기 악화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대출이자 부담이 소상공인의 숨을 턱턱 막히게 하고 있다.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뉴스를 보면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다. 물가 급등으로 마트에서 취급하는 생필품 가격이 앞다퉈 오르자 호주머니를 닫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10만명에 육박하는 상황도 지난 2년 반 팬데믹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은 올해 3월 말 기준 960조7000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보다 276조원 가량 늘었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금융지원 조치 종료의 영향이 본격화되는 경우 자영업자 대출 부실이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지난 4월 발표한 ‘소상공인 금융시장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대면서비스업△비은행권△저소득층 중심으로 대출 증가세가 빠르게 늘었다. 2021년 3분기 기준 여가서비스업(20.1%), 도·소매업(12.7%)에서 1년 전보다 높은 대출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비은행권 대출 증가율(19.8%)은 은행권 대출 증가율(11.3%)보다 빠르게 늘었다. 소득별로 보면 중·저소득층(1~3분위)에서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오윤해 KDI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에서 고금리 대출을 써야 할 정도로 부채가 크게 증가하고, 이자부담 증가 등 부실위험이 높아진 소상공인의 신용위험을 낮추는 정책금융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오늘(29일)부터 제2금융권의 7% 이상 고금리 대출을 은행권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주는 대환대출을 실시한다. 인당 평균 2000만원을 지원한다면 약 1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9월 말부터는 금융위원회 산하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8조5000억원 규모의 보증부 대환대출을 시행할 예정이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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