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기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가 마치 인간의 아기처럼 물체들의 운동 법칙, 즉 물리학을 스스로 배울 수 있는 인공지능(AI)를 개발했다. 물체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그 패턴과 규칙을 이해해내고 만약 그 규칙이 깨지면 놀라움을 표현하기까지 한다.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 11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인간 행동(Human Behaviour)'에 게재했다.
발달심리학자들은 아이들의 지능 발달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공이 갑자기 사라지는 영상을 보여준다. 아이들은 대체로 놀라움을 표시하는데, 발달심리학자들은 아기가 특정 방향을 얼마나 오래 응시하는지를 측정해 점수를 매긴다.
루이스 필로토 등 딥마인드 연구팀은 AI를 이용해 이와 비슷한 테스트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상자나 공과 같이 단순한 물체들이 움직이는 장면이 담긴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이용해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해 패턴을 찾아 학습하는 소프트웨어인 신경망 네트워크 '플라토(PLATO)'를 개발했다.'자동 인코딩 및 물체 추적을 통한 물리적 학습(Physics Learning through Auto-encoding and Tracking Objects)'이라는 뜻의 플라토는 비디오 등장하는 물체들의 개별 이미지 및 원본 사진을 제공받았다. 또 위치ㆍ속도와 같은 물체들의 물리적 특성에 대해 내부적 표현을 개발하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플라토는 수십시간 동안 경사면을 굴러 내려가는 공이나 두 개의 공이 함께 튀고 있는 것과 같은 간단한 매커니즘을 보여주는 비디오를 학습했다. 또 이러한 물제들이 다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지 예측하는 기능을 개발했다.
이런 학습 과정을 거친 플라토는 비디오에서 물건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과 같은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을 때 어린아기처럼 이를 알아 보고 놀라움을 표시할 수 있었다. 특히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다음 동작을 예측해 냈고, 학습 횟수를 늘릴 수록 이 예측도는 더 정확해졌다. 물체들이 서로 관통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동일한 모양을 유지하며, 마법처럼 한 곳에서 사라졌다 다른 장소에 나타나는게 아니라 일정한 궤적을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도 이해했다.
필로토 연구원은 "플라토는 유아 행동 모델로서 설계되지는 않았지만 유아의 학습 정도를 시험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