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나영기자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직장인 김민성(41,가명)씨는 요즘 시간 날 때마다 2금융권 특판 적금 기사를 찾아보고 있다. 올해 초 가지고 있던 자금을 미국 S&P500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가 이달까지 하락률이 8.05%였다. 그러던 참에 회사동료가 저축은행에서 연 5% 금리 적금을 들었다는 이야기에 솔깃했다. 저축은행에 적금 가입 상담을 하러 찾아갔다가 "7월 중순 이후에 더 좋은 조건의 적금 상품이 나올 것"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은행원에게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출시하면 연락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김씨는 "요즘 친구들 단톡방에서도 금리가 높은 예·적금 상품 정보를 주고받는다"고 소개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밟은 이후에도 한은의 추가금리 인상에 대한 예상이 일면서 '머니무브 대기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1·2금융권 모두 정기예적금의 증가세는 최근들어 뚜렷해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식, 코인과 같은 투자시장에 쏠려 전달대비 마이너스를 그린적도 있었는데 요즘들어 증가세가 뚜렷하게 보인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5월 기준)은 약 816조억원(전달대비 약 19조원 증가), 정기적금은 37조원(전달대비 1조원 증가)로 집계됐다. 1년전에 비해서는 각각 10.7%, 10.6%씩 늘어난 금액이다. 예적금 금리는 1년만에 1%p 넘게 상승했다. 예금은행의 정기예금금리(5월 기준)는 1.95%, 정기적금금리는 2.06%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각각 0.82%, 1.14%였다.
2금융권(저축은행·상호금융·신협·새마을금고 등)의 수신잔액(5월기준) 역시 약 909조원으로 전달에 비해 11조원 가량 증가했다. 2금융권 중에서는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은 약 232조원으로, 전달대비 약 3조5000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3조원 가량 뛰었다.
경기 안양시 동안새마을금고 비산지점의 연 7% 금리의 정기적금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새마을금고의 연6% 정기적금이 대표적인 인기상품이다. 신협중앙회는 지난 3월 신한카드와 손잡고 연 8% 금리를 제공하는 ‘신협 플러스 정기적금’을 선보였다.월 최대 30만원을 1년 동안 납부할 수 있는 상품으로, 기본금리 연 2.5%에 우대금리를 연 5.5%까지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예·적금 상품 30종(예금 8종, 적금 22종)의 기본 금리를 최대 0.9%p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택청약종합저축과 동시에 가입하면 만기에 2배의 금리를 적용 받는 ‘내집마련 더블업 적금’의 경우 1년 만기 금리가 최고 연 5.5%가 됐다. 우리은행도 이날 21개 정기예금과 25개 적금금리를 최대 0.8%p까지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3%대 예금, 4%대 적금 상품군이 계속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