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나영기자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은행들도 발빠르게 여·수신과 대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13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0.9%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에 시중은행들은 특히 예금금리 인상에 무게를 더 두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즉시 수신금리를 올릴 계획"이라며 "은행마다 수신금리가 0.5%p 이상씩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시중은행들은 지난 5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후 0.4%p포인트를 인상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수신금리는 은행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기본금리를 지표로 삼는데, 보통 두 세 달에 한번씩 바뀌는 구조다.
다수 은행들의 13일 기준 예금금리는 우대금리까지 다 적용할 때 연 3%초반 수준이라 0.5%p 이상 오르면 앞으로 나오는 상품들은 3% 중·후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금리 기준으로 우리은행의 경우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가 3.10%, 하나은행은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가 3.00%다. 국민은행이 지난 11일 내놓은 '공동구매정기예금'은 3.20%, 농협은 NH왈츠 회전예금이 3.0% 금리를 준다.
신한은행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에 지난주 선제적으로 수신금리 인상에 나섰다. 예적금 25종 금리를 최고 0.7%p 인상했다. '아름다운 용기 정기예금' 금리는 0.7%p가 인상돼 금리 3.0%를 제공하며, '신한 쏠만해 적금'은 0.3%p를 올려 연 5.3%가 됐다.
대출금리 상승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예대금리차 축소를 강조하며 은행들은 당분간 대출금리 인상을 최소한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AAA등급) 1년물 금리의 경우 12일 3.666%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1월 3일(1.719%)과 비교했을 땐 2%p나 오른 수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지표금리인 금융채 6개월물과 12개월물은 상승하고 있고 오늘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단행한 영향은 다음달 16일 발표되는 '7월 코픽스(자금조달지수)'에 영향을 준다"며 "예대금리차에 대한 압박으로 대출 가산금리를 인하에도 지표금리 상승분 이상으로 인하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어떤 대출이던지 다 오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는 8월부터 '금리정보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은행별로 전달 취급한 상품에 대한 예대금리차 공시 정보가 한달에 한번씩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