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도 설치 무산 도대체 왜?'… 안병용 의정부시장, '역대 도지사 대권 욕심 때문' 작심 비판

"역대 지사들, 경기지사 발판으로 대권 집착‥ 분도론 금기시"
"분도 얘기 말라던 임창열·손학규, 경기북도 못 한 게 가장 큰 후회"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24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 열린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경기도]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주요 선거 공약 중 하나인 '경기북도 설치'에 대한 경기도민의 관심이 커가는 가운데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그간 경기도 분도 무산은 역대 경기도지사들이 도지사를 발판으로 대권에 집착했기 때문"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특히,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김동연 당선인을 향해서는 "무슨 마음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는지는 몰라도 정말 잘 하셨다"면서 "지사를 한 번 더 안 하더라도 지도자의 그릇으로 그것(대권 욕심)을 깨버리고, 그것이 옳다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병용 시장은 전날(24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린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정책토론회'에 앞선 축사에서 "지엄한 도민의 명령이고 국민의 명령이면 따라야 한다는 것을 합의하고 동의한다면 생각보다 간단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선거 전에 약속했던 '경기도 분도'를 도지사 당선 후에는 입장을 번복한 역대 대다수 경기도지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함으로써 잠재적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김동연 당선인에게 '공약을 이행하라'는 '정치적인 부담감을 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안 시장은 '경기도 분도' 추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역대 경기도지사들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인제 초대 민선 경기도지사는 경기 북부 도민의 판단으로 한다고 했지만, 분도를 안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32년 전에 행정학과 교수였는데 2대 임창렬 지사가 돈을 주며 경기 북부에 관한 논문을 써 달라고 해서 최초의 논문을 제가 쓰고 함께 추진한 적이 있었지만, 계속해서 분도는 안 했다"고 덧붙였다.

안 시장은 "3대 손학규 지사는 분도 얘기만 나오면 도청이 떠나가도록 핏대 올렸고, 김문수 지사도 난리 치며 도민에 의해 적당한 시기에 한다고 했지만, 결국 안 했다"고 했다.

또 "남경필 지사 스스로 이름을 '북경필'이라고 해놓고 (분도)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니었으며, 저를 형님으로 불렀던 이재명 지사는 제가 12년 의정부시장 하는 동안 딴 얘기는 다 해도 북도 얘기만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역대 경기지사들 모두 대통령 하겠다며 마음을 다 비우지 못했다"고 지적한 뒤 "결과적으로 대통령을 하겠다는 분들이 기득권이라는 발판을 대권으로 해야 한다는 집착 때문에 분도 얘기를 금기시했다"고 직격했다.

안 시장은 이어 "그전부터 인연 있거나, 도지사 이후에 내가 가까이 모셨던 분들한테 후회가 되는 걸 딱 한 가지만 얘기하라고 했더니, 임창렬 지사와 손학규 지사는 북부에 와서 기자회견 하며 경기북도를 검토했는데 그것을 하지 못한 게 가장 큰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안 시장은 "(대권에)집착해서 가로막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을 도민이 알고 국민이 알아 죽도 밥도 안 되고 대통령은커녕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을 이 자리에 있는 지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면서 "반드시 우리의 꿈은 이루어진다"며 축사를 맺었다.

한편,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정책토론회'는 답보 상태인 '경기북도 설치' 논의를 본격적으로 점화하는 계기로써 민선 8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특위)와 국민의힘 김성원(동두천·연천), 더불어민주당 김민철(의정부 을) 국회의원, 한국지방자치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경기 북부 10개 시·군과 김포시를 포함한 11개 지역을 묶어 새 광역자치단체를 만들자는 '경기도 분도론'은 1987년 대선 때부터 거론됐다.

하지만, 경기 남부와 생활권이 다르고 규제가 많은 북부를 경기도에서 분리하면 재정 등의 격차가 커져 실익이 없다는 반론에 부딪혀 30여 년째 '경기도 분도'가 무산됐다.

경기북부=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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