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44.6% 오른 '최저임금' 후폭풍…자영업자 '동결·인하해야'(종합)

전경련, '최저임금 및 근로실태 설문조사' 결과 발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지만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두 명 중 한 명은 가장 큰 경영애로로 ‘최저임금’을 꼽았다. 지난 5년 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무려 44.6%.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리스크에 놓인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합리적 수준의 최저임금 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3일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 및 근로실태 설문조사’ 결과 자영업자들의 절반(51.8%) 이상은 현재 최저임금(시급 9160원)이 경영에 많은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최저임금 부담이 없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는 14.8%에 그쳤다.

특히 자영업자의 절반(53.2%)은 올해 경영 실적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만큼 회복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분위기에 외식 수요와 여가·문화 생활 등이 증가하고 있으나 최근 급격히 오르는 물가나 최저임금 등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5년 간(2016~2021년)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44.6%로 G5 평균(11.1%)의 4배에 달했다. 영국(23.8%), 일본(13.0%), 독일(12.9%), 프랑스(6.0%), 미국(0.0%) 등이 뒤를 이었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직원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자영업자의 42.6%는 현재도 고용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1~5% 미만 인상 시 11.2%, 5~10% 미만 인상 시 11.2%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인근 한 상점이 폐업정리 할인 중이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폐업을 고려하겠냐는 질문에 이미 현재도 한계 상황이라는 답변이 24.0%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40.0%)이 한계 상황에 처한 것으로 조사됐다. 숙박·음식점업(28.4%)도 그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내년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동결이 42.8%로 가장 높았다.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13.4% 차지했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1만1860원을, 경영계는 동결 내지 최소 3% 미만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최저임금 제도와 관련해 가장 시급하게 개선될 과제로는 ‘업종별·지역별 등 차등적용’이 24.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자제’가 23.2%, ‘최저임금 결정 기준 보완’이 19.8%로 조사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5년 간 최저임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6배에 달할 정도로 급격했다"며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 상승을 더욱 악화시키고 영세 자영업자가 한계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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