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몰도바로 확전 우려에 美 40여 동맹국과 방어회의(종합)

美 "러 국제안보질서 모독" 무기지원 요청
소극적이던 獨, 자주포 등 중화기 지원 발표
몰도바 친러반군지역서 폭발 잇따라..."러 자작극" 의혹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인접국 몰도바로 확전을 시도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등 동맹 40여개국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그동안 무기지원에 소극적이던 독일도 대량의 중화기 지원을 공식선언하면서 러시아와 서방간 대결구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유럽 주둔 미군의 최대 거점지역인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미국과 NATO 회원국, 동맹국 등 40여개국 국방장관 및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 방어 자문회의’를 가졌다. 한국과 일본, 호주, 이스라엘 등 비유럽 동맹국들은 대부분 화상으로 참여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근거없고 무모한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규칙에 기반을 둔 전세계 국제안보질서에 대한 모독"이라며 "전세계 모든 선의의 국가들은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로 결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오스틴 장관은 "현재까지 미국과 30개 이상 동맹국과 파트너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50억(약 6조3140억원)달러 이상 규모의 무기를 지원했으며, 이중 37억달러 이상은 미국에서 지원한 것"이라며 각국에 더 적극적인 무기지원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에 소극적이란 비판을 받아온 독일정부도 대규모 중화기 지원을 약속했다.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자주대공포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이라며 "독일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독일 정부는 이날 자국 군수업체 KMW가 생산한 게파르트 자주대공포 50여대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각국이 무기지원 확대에 나서는 이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몰도바로 확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NN에 따르면 이날 몰도바 동부 친러반군 점령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라디오 송신탑 2곳이 폭발했다. 전날 국가안보부 건물에서 원인불명의 폭발이 발생한데 이어 계속해서 폭발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트란스니스트리아 반군은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우크라이나측은 러시아가 몰도바 침공 명분을 만들고자 ‘가짜 깃발 작전(자작극)’을 꾸미고 있다고 비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는 러시아의 군사작전 단계 중 하나이며, 지역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몰도바를 위협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몰도바 동부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친러반군 지역이 실효 지배 중인 지역이다. 지난 1992년 몰도바 정부군과 내전을 벌인 이후 독립을 선언한 상태지만, 국제사회의 인정은 받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트란스니스트리아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현재 1500여명의 군대를 배치한 상태다. 러시아군이 트란스니스트리아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오데사까지 함락시킬 경우, 몰도바 침공에 나설 위험이 제기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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