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조현수 '완전 범죄' 노렸나…또 다른 공범은? [사건수첩]

경기 고양시 덕양구 오피스텔에서 검거, 공개수배 17일만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살해한 혐의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 먹여
낚시터 물에 빠뜨려 남편 살해하려 한 혐의도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씨가 16일 경기 고양경찰서에 인치되면서 언론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조직적인 범죄로 볼 수도 있다." , "조력자 도움이 있을 수 있다."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은해(31)와 공범 조현수(30)가 16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검찰이 공개수배한 지 17일만이다. 검경 합동수사팀은 이날 낮 12시25분께 덕양구 삼송역 인근의 오피스텔에서 이들을 체포했다.

수사당국은 이들을 압송해 범행동기와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그 과정에서 이들의 도피 과정에서 도움을 준 조력자나 또 다른 공범이 추가로 밝혀질 수 있다.

범죄심리학자 등 전문가들은 조력자가 존재할 수 있고 이은해의 10대 시절 범죄 전력 등을 볼 때 범죄를 학습했을 수도 있다고 봤다. 일종의 체계적인 계획범죄를 저지르고 도피까지 완벽하게 준비하는 사실상 완전 범죄를 노린 것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씨.사진 = 인천지검 제공

◆ 이은해, '완전 범죄' 노렸나…전문가들 분석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은해는 10대 시절인 지난 2009년 5월 특수절도 및 절도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이은해는 2008년부터 2009년 초까지 인천에서 성매매를 하는 속칭 조건 만남을 한다며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한 뒤 남성이 씻는 사이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에 있어 대부분 범행은 혼자 실행했고 몇 차례는 또래 친구와 함께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방식으로 훔친 금품은 약 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범행으로 구속돼 인천구치소에 수감됐던 이은해는 기소된 후 첫 재판이 열리기 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인천지법에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어 2009년 5월16일 소년부로 송치된 이은해는 같은 해 6월 인천지법 소년부에서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

이런 과정에서 이은해가 범행을 학습하고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소위 범죄친화적인 인물로 변화했을 수도 있다. 이런 의문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은해의 과거 범행에 대해서는 지금의 범죄 수법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11일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남성들을 대상으로 피해를 입히는 것은 15세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문제는 혼자가 아니었다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조건만남도 사실 개인이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당시부터 아마 가출을 해서 동거를 했던 소위 가출 패밀리 정도 되는 남녀 복수의 친구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 전문 보험사기범으로 변질이 된 것 같고 여행보험도 부정 수령을 했지만 문제는 교통사고 관련 지금 흔적들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왼쪽)·조현수(30)씨가 16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제3의 인물, 또 다른 공범 또는 도피 조력자 있나?

도피 과정에 있어서는 자금을 마련하고 제3의 인물, 조력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적학 교수는 "우선 도피 자금이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이은해와 조현수는 작년 4월 네티즌 100여명을 상대로 경찰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일부는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경찰 조사가 예정됐던 이들 중 형사합의조정위원회를 통해 합의금 150만원을 조현수 측에 전달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현재 검거 장소인 오피스텔을 얻거나 일종의 도피 자금으로 사용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도피 조력자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이은해 조현수 주변에 이들을 돕는 누군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은해 과거 범죄 전력에 대해서는 "지금 도피 과정이 처음이 아닐 수 있다"면서 "범죄친화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 역시 13일 KBS1 '더 라이브'에 출연해 "이은해가 청소년기부터 범죄를 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휴대전화나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살 수 있는 경험이 있고, 도주하기 전에 현금을 끌어모은 거로 봐서 돈도 어느 정도 있어 보인다"며 "조력자 여부는 의문의 여지는 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은해는 조현수와 함께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 24분쯤 가평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씨(사망 당시 39세)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앞서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경은 이들을 상대로 제기된 혐의들을 모두 수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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