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해 온 러시아 기자가 기차 안에서 페인트 공격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유력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의 편집장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7일 모스크바에 출발한 사마라행 기차에서 정체불명의 한 남성으로부터 붉은 페인트로 공격을 당했다.
무라토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눈이 타는 것처럼 따갑다. 열심히 세탁해보겠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무라토프는 얼굴과 상반신 등에 붉은 페인트를 뒤집어쓴 모습이다. 그가 머문 것으로 보이는 자리도 온통 붉은 페인트로 얼룩져있다.
괴한은 "무라토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이것을 받아라"고 소리치며 붉은 페인트를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와 관련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며, 사건과 관련한 남성 2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정부를 비판한 언론 대부분이 스스로 폐간하거나 정부에 의해 차단됐으며, 전쟁에 반대하는 반체제 인사에 대한 극단주의 세력의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노바야 가제타'에서는 기자 2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등 직원들이 살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무라토프는 2월28일 우크라이나 '특수 작전'(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칭하는 용어) 기간에 발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존경받는 매체를 완전한 폐간에서 구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무라토프는 1993년 마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함께 노바야 가제타를 공동 설립했고 1995년부터 현재까지 편집장을 맡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부정부패를 폭로해온 그는 지난해 10월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표현의 자유'를 수호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