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석기자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최근 고유가로 인해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르노삼성의 QM6 LPe와 기아의 스포티지 LPG가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등록된 LPG차는 총 194만5674대다. 앞서 1년 전 197만9407대에 비해 1.7% 줄었다. 그런데 LPG차의 총 등록대수는 2010년 245만9155대를 정점으로 매년 줄었다. 원래는 3~4%씩 줄어들던 게 2019년 LPG 승용차를 누구나 구매할 수 있게 개방하며 1%대로 감소폭이 완만해졌다. 2015년에서 2016년 사이 9만대 이상 줄던 게 지난해에는 3만여 대 수준으로 낮아졌다.
등록 말소되는 차에 비해 신규 등록하는 차의 대수가 더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렌터카나 택시 등 영업용이 아니면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만 살 수 있던 LPG 승용차는 2019년 규제가 풀리며 본격적인 대중화가 시작됐다.
올해도 LPG 승용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세단형 LPG 자동차는 중형과 준대형급으로 라인업을 갖췄다. SUV는 르노삼성 QM6 LPe가 유일한 LPG 모델이다. 여기에 올해 기아가 스포티지 LPG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현재 스포티지 LPG의 양산에 필요한 선행 절차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LPG SUV 선택지가 더욱 다양하질 전망이다.
다만 스포티지 LPG 모델이 나와도 중형급에서는 여전히 QM6 LPe가 유일한 LPG SUV로 남는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동급에서 가장 넓은 289㎜의 무릎 공간과 기본 676ℓ에서 최대 2000ℓ까지 확장하는 넓은 트렁크를 누리는 동시에 LPG라는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함께 제공하는 SUV는 르노삼성 QM6 LPe뿐이어서다.
QM6 LPe는 정숙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비결은 도넛탱크다. 르노삼성은 한국LPG협회와 함께 2년간 200억 원을 쏟아부어 동그란 모양의 환형 탱크 개발에 성공했다. 예비타이어가 들어가는 부분에 자리하도록 원형으로 만들어 ‘도넛탱크’라고 이름 붙였다. 도넛탱크의 핵심은 바닥 면에 고정하지 않고 떠 있도록 만든 플로팅 방식의 설계다.
차의 골격을 이루는 사이드 빔에 고정해 도넛탱크 내부 연료펌프의 진동이 실내로 유지되는 것을 최소화했다. 더불어 내구성도 향상시켰다. 르노삼성은 플로팅 설계에 더해 도넛탱크의 상부에 흡음재와 강철을 덮어 세심하게 소음·진동(NVH)을 잡았다.
트렁크 공간을 알뜰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 또한 도넛탱크 덕분이다. 종전에 LPG 차는 원통형 가스봄베가 트렁크에 크게 자리해 짐공간을 희생해야 했다. 이와 함께 추돌사고 시 원통형 가스봄베가 승객석으로 밀고 들어올 우려도 있었다. 반면 도넛탱크는 예비타이어 자리에 있어 그런 우려를 모두 해소했다. 도넛탱크는 또한 안전을 위해 원통형 봄베보다 경도가 높고 가벼운 강판을 사용해 제작했다. 탱크 두께를 15% 늘려 안정성도 개선했다.
르노삼성 QM6 LPe는 여기에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췄다. 한국LPG협회에 따르면 LPG 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경유차의 93분의 1에 불과하다.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포함해 유종별 환경 피해 비용을 종합 평가하면 1ℓ당 휘발유 601원, 경유 1126원, LPG 246원이다. LPG가 내연기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QM6 LPe는 75ℓ 용량의 연료탱크를 80% 수준인 60ℓ 충전하면 약 534㎞ 주행할 수 있다. 5년 동안 10만㎞를 주행했다고 가정했을 때 총 유지비용을 계산해봐도 QM6 LPe는 경쟁력이 높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QM6 LPe는 중형 SUV뿐 아니라 준중형 SUV를 모두 포함하더라도 가장 낮은 수준의 총 유지비용이 든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