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式 탄소중립·친환경차 전략' 전기차 수출 속도 내는 현대차·기아

내년부터 美서 전기차 생산
아이오닉5 등 생산 후보 올라
제네시스 GV70 출시 준비
전기 SUV 공개로 선점 계획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올해 처음으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본산인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 10만대를 돌파한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얼굴)의 탄소중립 및 친환경차 판매 전략이 자동차 주요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점을 확인한 현대차·기아는 자동차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등에서도 전기차 판매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전기차 생산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이나 아이오닉5 등이 생산 후보로 올라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도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출시를 준비하는 등 전기차시장 확대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유럽 전기차시장에서는 판매를 크게 늘리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IR 사이트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1∼10월 자동차 유럽 현지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총 10만488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7만3911대보다 41.9% 증가했다. 유럽에서 전기차 연간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유럽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9만5917대였지만 올해는 10개월 만에 10만대를 넘어섰다. 현대차는 5만6637대를 판매해 지난해(4만2563대)와 비교해 33.1% 증가했고, 기아는 4만8246대로 지난해(3만1348대)보다 53.9% 늘었다.

이 같은 실적은 정 회장의 탄소중립 및 친환경차 전략과 유럽의 탈내연기관 정책이 시너지를 낸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204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도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친환경 차량으로 판매한다는 방침을 밝히며 현지에서도 전동화시대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종별로는 코나 EV와 니로 EV가 실적을 견인했다. 코나 EV는 지난해보다 9.7% 늘어난 3만6849대가 판매됐고, 니로 EV는 58.3% 증가한 3만8930대가 팔렸다. 아이오닉 EV(7569대), 쏘울 EV(6885대) 등 기존 전기차 모델들도 많이 팔렸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일컬어지는 미국에서도 꾸준한 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의 코나 EV와 아이오닉 EV는 같은 기간 각각 8573대, 6931대가 판매됐고 기아의 니로 EV와 쏘울 EV는 각각 6931대, 18대가 팔렸다.

제네시스의 첫 전용전기차 GV60

내년부터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중국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전용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이 본격적으로 판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미 아이오닉5는 올해 출시 이후 국내에서 1만9250대, 해외에서 2만8017대를 판매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EV6도 내수 7326대, 해외 1만1742대가 팔렸다.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GV60의 경우 국내와 해외에서 47대, 21대가 팔렸지만 출고 대기기간이 1년가량 걸릴 정도로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아이오닉5는 1만2219대, EV6가 2431대가 판매되는 등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시장에서의 입지를 선점하기 위해 현지에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공개할 방침이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현대차와 기아는 이달 19일(현지시간) 열리는 LA오토쇼에서 아이오닉7, 기아 EV9의 콘셉트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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