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말도 안통했다‥치솟는 美 국채금리

인플레 우려 확산·국채 대규모 입찰 예고에 시장 우려 확산
하락 예상 깨고 달러도 동반 강세
나스닥 2.4% 급락‥조정 진입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체면을 구겼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다는 옐런 장관의 발언에도 미 국채금리가 1.6%를 넘겼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금리 상승을 막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3%의 국채금리 가능성에 대한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4% 폭락했다. 나스닥이 본격적으로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옐런 장관은 MSNBC와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실업률이 3.5%에 불과했지만, 인플레이션 징후는 없었다. 만약 물가가 상승해 문제가 생길 경우에도 행정부가 대응할 수단이 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백신 접종과 학교 정상화에 전면적 노력을 기울이면 올해 말이나 내년에는 노동시장이 제 궤도로 정말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안으로 인한 경제 회복과 인플레이션의 연관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려 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옐런 장관의 발언 후 1.5%대를 오가다 결국 1.6%대로 진입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10년물 국채금리 간의 격차가 1966년 이후 최대치로 벌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자체 집계한 전문가 예상 올해 명목 GDP 증가율이 7.6%에 달했다면서 현 국채금리 1.6%는 경제 성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명목 GDP 증가율은 실질 GDP 증가율 예상치 5.5%에 인플레 예상치 2.1%를 더해 계산됐다.

이는 국채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충분함을 언급한 것이다. 2010년 이후 명목 GDP 성장률과 국채금리 간의 격차는 2% 내외에 머물러 왔지만 현재는 6%로 치솟았다.

이날 헤지펀드 거물 데이비드 테퍼가 미 국채 매도세가 곧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의 의견보다는 금리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리는 형국이다. ‘채권왕’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 캐피탈 설립자는 독일 국채와 미 실질 GDP 성장률을 감안해 미 국채금리가 3%대에 형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향후 1년 동안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은 3.1%로, 2014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날 국채금리 부담으로 나스닥은 전일보다 2.4% 하락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달 12일 대비 10.5%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나스닥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번 주 미 국채 국채 입찰이 예정된 것도 투자자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10일 소비자물가지표(CPI)가 발표 직후 10년물이, 하루뒤에는 30년물이 입찰된다. CPI가 예상 대비 높으면 이번에도 입찰이 부진해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 국채 금리 상승은 달러 가치 상승도 주도하고 있다. 이날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92.42까지 치솟았다. 달러 강세속에 금값은 9개월 사이 최저치로 추락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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