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주기자
[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케냐의 농부들이 농작물을 황폐화하는 메뚜기떼를 잡아들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24일(현지 시각)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더 버그 픽처'라는 스타트업이 케냐 중부 라이키피아·이시올로·삼부루 등지에서 주민들과 함께 메뚜기떼를 포획해 단백질사료나 유기농비료로 바꾸고 있다.
더 버그 픽처 설립자 로라 스탠포드는 농부들이 애써 가꾼 농작물을 황폐화하는 메뚜기떼에 절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농작물을 죽이는 해충을 동물 사료로 바꿔 수익까지 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고안해냈다.
더 버그 픽처는 5헥타르(0.05㎢) 이하 면적의 농지를 덮쳐 살충제로 제거할 수 없는 규모의 메뚜기 떼를 포획대상으로 삼았다. 업체는 메뚜기를 잡아 오는 주민에게 ㎏당 50실링(약 500원)을 내주며 이달 1~18일 총 1.3t의 메뚜기를 거둬들였다.
더 버그 픽처는 홈페이지에서 "콩, 생선 등을 활용한 전통적인 사료용 단백질 생산법은 숲과 자원을 파괴한다. 사람들이 곤충을 가격 경쟁력이 있고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단백질원으로 보도록 시각을 변혁하는 일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동아프리카 인구가 2배로 증가하는 2050년에는 육류수요가 그 이상으로 늘어나 사회경제적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면서 "지구를 덜 파괴하는 천연자원을 활용해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북동부 국가들은 70년 만의 최악의 메뚜기떼 습격으로 농작물 전염병과 싸우고 있다. 이 메뚜기떼는 하루 최대 150㎞씩 이동하며 농작물을 남김없이 먹어치워 식량 위기를 초래한다. 통상 1㎢에 4천만~8천만 마리인 메뚜기는 하루에 사람 3,500명을 먹일 수 있는 식량을 먹어치울 수 있다.
로라 스탠퍼드는 "케냐 주민들이 메뚜기떼를 수확해 판매하는 '계절 작물'로 보고 이윤을 남기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봉주 기자 patriotbo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