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무력 강화에도…커지는 민주화 열기

흘라잉 장례행렬 퍼포먼스...주요 도시서 시위규모 키워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무력 진압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민주화에 대한 미얀마인들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총격 등 강경 진압이 이어지며 미얀마 시위가 유혈사태로 악화되는 가운데 주요 도시에서 반(反)쿠데타 시위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얀마의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군부 독재에 저항하는 의미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장례행렬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사진을 붙인 마른 흑색의 관을 상여에 얹고 시내를 돌며 독재 타도를 외쳤다.

미국, 일본 등 주미얀마 외국 대사관에 모인 시위대들은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하고 독재자는 원하지 않는다'라고 쓰인 팻말을 흔들며 도시를 행진했다.

또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사진을 들고 석방을 촉구하는 구호도 외쳤다.

(출처:Sai Aung Main / AFP / Getty Images)

정부 부처가 모여 있는 수도 네피도에서는 유니폼을 입은 공무원 수백명이 "사무실로 가지 마라, 우리 자신을 해방하자"라고 외치면서 '시민 불복종' 운동 참여를 촉구했다.

전날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공직자들에 대해 정치에 휩쓸리지 말라고 촉구한 데 대한 저항으로 공무원들이 시위에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얀마 군부의 실탄 사격으로 유혈사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쿠데타 규탄 시위의 열기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 진압을 위해 무력 사용을 강화하고, 경찰은 구금된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를 급습하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지 토 NLD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경찰 10여명이 양곤에 있는 NLD 당사 건물에 침입해 문서와 컴퓨터 하드웨어를 가져갔다고 적었다.

경찰의 당사 수색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축출된 민간 정치 지도자들을 압박하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외신들은 전했다.

군부의 유혈진압으로 국제사회의 미얀마 군부 압박은 강화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쿠데타를 지시한 군부 지도자를 즉각 제재하도록 하는 새 행정명령을 승인했다.

제재 대상에는 군부 지도자들과 관련된 기업 및 가까운 가족도 포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내 버마 정부 자금 10억 달러에 군부가 부적절하게 접근하는 것을 막을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버마 정부를 이롭게 하는 미국 자산을 동결하는 한편 버마 주민에 직접 이득이 되는 의료 등의 영역에 있어서는 지원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에 대한 폭력적 진압을 비판하면서 추가 조치도 동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인권이사회는 12일 미얀마 사태를 논의할 긴급회의를 열 계획이다. 올라 알름그렌 미얀마 주재 유엔 조정관은 "시위대에 대한 물리적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며 군부에 평화적인 시위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출처:KAUNG ZAW HEIN / SOPA IMAGES / ZUMA PRESS)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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