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사전] 돌밥돌밥 - 집에서 삼시세끼

돌밥돌밥은 돌아서면 밥하고 돌아서면 밥하고의 줄임말로 코로나19 여파로 자녀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식사를 챙기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부의 상황을 반영한 말이다.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사는 주부 박지영(가명) 씨는 장 보러 갔다가 결제금액을 보고 깜짝 놀랐다. 몇 달 전에 비해 ‘살벌하게’ 오른 밥상물가를 영수증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박씨는“초등학생, 중학생 두 아이가 방학이라 집에만 있고, 남편도 격일로 재택근무 중이라 삼시세끼를 다 챙기고 나면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를 지경”이라며 “계란값이 폭등하고, 쌀값도 오른 데다 삼겹살은 왜 이렇게 비싸졌는지 먹는데 지출이 너무 늘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장마와 태풍 영향으로 쌀 생산량이 줄어든데 반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집밥 수요가 늘어 쌀값이 올랐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부는 공공비축미 7만여t을 풀며 쌀 수급 안정에 나섰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닭과 계란값도 덩달아 올랐다. 특히 계란은 판매처에서 1인당 1판으로 판매량을 제한하는가 하면 가격이 23% 올라 金란이 되자 정부는 6월까지 계란 5만t의 관세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돌밥돌밥은 돌아서면 밥하고 돌아서면 밥하고의 줄임말로 코로나19 여파로 자녀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식사를 챙기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부의 상황을 반영한 말이다. 온라인 맘카페에서는 돌밥돌밥의 상황을 두고 하루하루가 ‘삼시세끼 전쟁’이란 표현이 나온다. 메뉴는 돌고 돌며, 갈수록 배달음식 비중이 늘어난다는 하소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치솟는 밥상 물가에 차라리 간편식이 더 경제적이라는 계산과 함께 이틀에 한 번 꼴로 온라인 쇼핑을 하느라 포장재가 쌓여간다는 후기는 이제 일상이 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코로나19 국민인식’ 조사에 따르면 직업별 코로나19 스트레스 경험 분석에서 전업주부가 3.71점으로 학생과 자영업자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돌밥돌밥에 지친 엄마를 위한 가족들의 자발적 가사 분담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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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례
A: 버스 왔는데 안 탈거야?B: 어, 나 분식집 가서 포장 좀 해가려고.A: 갑자기 웬 분식? 떡볶이 생각이라도 났어?B: 그런 것도 있고, 엄마가 온종일 밥하느라 피곤해 보이셔서 저녁은 좀 쉬시라고. 한 끼 때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네.A: 그래. 돌밥돌밥 하다가 돌아버리겠다는 말도 있더라. 나도 포장해가야겠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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