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다이어리] 911테러19주년..참배도 선거운동

트럼프-바이든 나란히 경합주 연이어 방문 추모
트럼프 "테러리스트 끝까지 추격"
바이든 "오늘은 선거 발언 안해"
바이든-펜스, 뉴욕시 추모식서 팔인사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11일 뉴욕시에서 열린 911테러 추모식에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경쟁중인 후보들이 911테러 19주년 추모식장을 방문했다.

2차세계대전 후 미국 본토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힌 두개의 사건이 중첩된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성격만큼이나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11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곳은 911테러 당시 테러리스트에게 납치됐던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이 추락한 곳으로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비가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도사에서 공격적이지는 않았지만 조심스럽레 911과 대선을 연계해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테러리스트에게 저항해 더 큰 피해를 막은 33명의 탑승객과 7명의 승무원을 영웅으로 거론하며 "어떤 위기에서도 미국은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이 우리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려고 할때 40명의 희생자들은 대부분의 미국인처럼 행동했다. 그들은 순수한 악에 맞섰고 우리의 수도를 구했다"고 말했다. 당시 유나이티드93편은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로 가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우리 국민을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를 추격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자신의 재임기간중 벌어진 이란 혁명군 지도자 가셈 솔레이마니과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살해를 예로 들었다. 다만 911테러를 기획한 오사마 빈 라덴 암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빈 라덴은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이던 시절 오바마 정부에 의해 살해된 것을 의식한 행동으로 보인다.

당초 생크스빌 추모비 방문을 예고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조우가 기대됐던 바이든 후보는 이목이 쏠리는 것을 의식한 듯 뉴욕시행사장으로 향했다. 그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뉴욕시 911테러 장소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추모식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두 사람외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등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11일 생크스빌 소재 911테러 희생자 추모비를 바라보며 걷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뉴욕시의 추모행사에는 당초 펜스 부통령만 행사 참석이 예정됐었지만 하루전 바이든측이 참석을 발표하며 이번 대선 레이스 시작후 양 진영의 후보가 처음 마주하게 됐다. 바이든과 펜스는 행사장에서 팔꿈치 인사를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배우자인 질 여사와 케런 여사도 역시 팔꿈치 인사로 상대편을 맞이했다. 바이든은 오전에는 뉴욕시 추모행사에 참석하고 오후에 생크스빌을 방문했다.

바이든은 이날 추모식 현장에서 선거나 정치와 관련된 일체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날은 추모분위기를 흐리지 않기 위해 선거광고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행사장으로 가기전 부터 기자들에게 "나는 오늘 911과 관련된 것 외에는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겠다. 오늘은 엄숙한 날이다. 내일부터는 선거운동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바이든은 이날 뉴욕시 추모식 현장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이 불러지고 있는 가운데 휠체어에 앉아 먼저 하늘로 간 아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노파를 위로하기도 했다.

앞서 '911데이'라는 단체는 양 캠프에 9월11일에는 선거 광고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 단체는 911테러 추모일에는 선거운동을 중단하는 것이 관행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캠프 측은 폭스뉴스를 통해 대선 광고를 진행해 대조를 보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캠프 측은 "사람들은 오늘도 투표하고 있고 우리 광고는 애국적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생크스빌 추모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선거와 911추모를 연관지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생크스빌이 위치한 펜실베이니아주는 대선의 향방을 가를 핵심 경합주이다. 이번 대선 레이스 시작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이 같은 날 같은 지역을 방문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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