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슬기자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조정래 감독이 차기작으로 ‘아이누’(가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조정래 감독은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소리꾼'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소리꾼’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천민인 소리꾼들의 한과 해학의 정서를 조선팔도의 풍광명미와 민속악의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내는 음악영화다. 우리의 정통 소리를 재해석, 현대음악 시스템으로 새롭게 구성한다. '귀향'(2016)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의 신작이다. 국악계 명창 이봉근이 주인공 학규를 연기하고, 이유리가 납치된 학규의 아내 갓난으로 분한다. 김동완은 양반의 행색을 했지만, 빈털터리 모습으로 아내를 찾으러 길을 나선 학규를 만나 함께 팔도를 유랑하게 되는 인물을 연기한다.
2016년 조정래 감독은 일본군 성 노예제 피해 사실을 알린 ‘귀향’으로 뜨거운 울림을 전했다. 당시 358만 관객이 진정성에 공감을 보내며 기적의 흥행을 이뤘다. 4년 뒤 판소리를 소재로 한 음악영화 ‘소리꾼’을 통해 27년간 꿔온 국악의 꿈을 이뤘다.
이날 조정래 감독은 “‘소리꾼’ 시나리오를 쓴 후 주변에 보여드렸더니 ‘너는 왜 이렇게 사냐’, ‘왜 이리 고지식하고 고집을 부리냐’는 반응도 있었다”며 “제가 능력이 부족한가 보다”며 호방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우리 소리에 열광하고 ‘서편제’에 매료돼 있던 난 관련된 이야기를 꼭 풀고 싶었다”며 “솔직히 자신은 없었다. 누가 판소리 영화에 선뜻 투자하겠나. 국민 여러분이 ‘귀향’을 사랑해주신 힘과 과감하게 투자해주시고 믿어주신 덕에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순 제작비는 57억 정도가 들었다. 내겐 큰 금액이지만 일반 상업영화 제작 평균 금액이다"며 "사극은 제작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모험적인 숫자였다. 모든 힘을 다 바쳐서 열심히 찍었다”고 전했다.
조정래 감독은 일찍이 구상 중인 차기작이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홋카이도의 선주민족(원주민)이라 여겨지는 아이누의 이야기를 다룬 ‘아이누’를 오래 준비해오고 있다”며 “일제가 홋카이도를 식민화하면서 아이누족과 조선 강제 징용자들, 중국인 등 수백만 명을 학살했다는 기록을 세상에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리꾼’은 오는 7월 1일 개봉.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