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편의점, 와인 맛집으로…4사 매출 77% 고속성장

주요 편의점 4사 와인매출 매년 급성장
GS25, 당일 와인 배송 서비스
CU, 소용량 와인·할인 이벤트
세븐일레븐, 컵와인·종이팩 와인 등
이마트24, 와인 골라주는 '이달의 와인'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하루의 마무리는 샤워 후에 마시는 한 잔 술이죠."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30대 김성현(가명)씨. 그는 오늘도 7시 퇴근 후 귀가길 집 근방 단골 편의점에 들린다. 미리 예약 주문해 둔 와인을 찾기 위해서다. 몇 년간 주류 전문점만 고집했지만, 최근 편의점에서 희귀 한정판 와인을 발견한 후 '편의점 와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게 됐다. 1만원대 저렴이 와인 들 중에서 '나만의 와인'을 발굴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길거리 편의점이 1인 홈술족들의 동반자로 부상했다. 전국 단위 대규모 오프라인 유통망과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시켜 어디서나 손쉽게 질 좋은 와인을 구할 수 있게 만든 게 인기 요인이다. 자취생을 위한 '1인용 미니 와인' 등 트렌드에 부합하려는 노력이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편의점 4사의 연초 이후 와인 매출은 지난 13일 기준 전년 대비 평균 76.6% 급증했다. 후발 주자인 이마트24가 전년 대비 높은 신장률(233%)을 기록했다. 기존 선두업체인 GS25와 CU, 세븐일레븐 역시 각 22%, 34.1%, 17.4%로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최근 3년으로 기간을 늘려봐도 성장세는 가파르다. 국내 최다 점포를 보유한 GS25의 경우 와인 매출이 2018년 38.5%, 2019년 55.8%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CU는 2018년 28.3%, 2019년 38.3%, 세븐일레븐은 2018년 23.7%, 2019년 19.8%에 달했다. 이마트24는 2018년과 2019년 각 226%, 218%로 200% 이상 늘었다.

특히 소형 와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도 와인 매출 증가를 이끌며 견인차 역할을 했다. CU에 따르면 375ml 이하 소규격 와인은 지난 3월 기준 와인 전체 매출 약 18%를 차지했다. 이에 하프사이즈(375ml) 와인 2병 또는 미니사이즈(187ml) 와인 3병 구매 시 9900원에 판매하는 할인 행사도 10개 품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정통 와인 글래스에 따라 마셔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컵와인, 팩와인 등 실용성을 높인 소용량 와인도 출시됐다. 한강 피크닉 등 가벼운 외출이나 모임에 유용하다. 세븐일레븐은 뚜껑을 돌려 따는 스크류캡 형태의 상그리아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 등 미니 와인부터 레드, 화이트 와인 등 용량을 절반으로 줄인 하프 와인, 잔이 필요없는 소용량 '원글라스' 종이팩 와인 등을 판매 중이다.

IT 기술을 접목시킨 와인 예약 주문 서비스도 세븐일레븐이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편의점 4사 모두 선보이게 됐다. 국내 온라인 주류 거래가 금지돼 있어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끼는 점을 파고들었다. 이용 방법은 대체로 비슷하다. 고객이 미리 모바일 앱을 통해 와인을 예약하면 2~3일 내 지정 점포로 배달돼 소비자가 가격을 지불하고 찾아가는 식이다. 편의점주 입장에서는 고객 방문을 늘릴 수 있는 유인이 된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당일 와인 예약서비스'까지 나왔다. GS25가 운영하는 와인25 서비스는 당일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오후 6시까지 와인을 구매할 수 있다. 실제 작년 12월 선제적으로 서비스를 도입한 강남권 GS25의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72.3% 급증했다. 특히 캔달잭슨, 카멜로드피노누아 등 유명 고급 와인 매출이 두드러졌다. 이에 GS25는 주류 품목을 꼬냑, 보드카, 위스키 등으로 넓히고, 대상 점포도 올 상반기까지 수도권 전 점포로 확대한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서혜원 음용식품팀 MD는 "최근 혼술, 홈술족들이 많이 늘어나며 가까운 편의점에서 취향에 맞는 와인을 구입하는 고객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미니 와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관련 상품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4병 구매 시 1만원 등 할인 행사를 적극 전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손아름 이마트24 주류 바이어는 "와인을 즐기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품종과 국적의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며 "와인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와 매월 새 와인을 소개하는 '이달의 와인' 등을 통해 다양한 고객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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