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감]버닝썬 '경찰총장' 야당 집중 공세…맹탕 질문에 핵심 비껴가

민갑룡 경찰청장이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4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버닝썬 사태'의 경찰 유착의혹 핵심 인물인 일명 '경찰청장' 윤모 총경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커넥션 의혹에 대해 야당이 집중적인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사실관계가 어긋나거나 핵심을 잃은 질의로 폐부를 찌르진 못했다.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경찰총장'이란 은어를 쓴 것은 경찰청장보다 높다고 한 게 아닌가 의심받을 정도"라며 "비서실장 임종석도 있는데 (권력서열) 1, 2위랑 술자리를 하는 사람이니까 조국 장관의 영향이 있지 않냐"고 말했다. 안 의원은 조국 법무부 장관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윤 총경이 함께 찍힌 사진도 공개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은 조 장관과 윤 총경이 친밀한 모습을 보이며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경찰이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해 봐주기 수사, 축소 수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은데 검찰 수사 중인 경찰관이 자리를 옮겨 근무하고 있다니 놀랍다"고 지적했다. 윤 총경은 최근 서울지방경찰청 치안지도관으로 발령났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의 엉뚱한 질의가 이어지면서 조 장관과 윤 총경 간 커넥션 의혹을 제대로 파고들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중요한 사건의 중간에 있는 사람(윤 총경)이 계좌추적도 안 당하고 압수수색도 안 당하고 송치도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으나, 민갑룡 경찰청장은 "법에 따라 계좌추적 등 강제수사를 다 하고 있다. 구체적 날짜는 기억나진 않으나 계좌추적도 했다"고 답했다. 결과적으로 홍 의원의 질의는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당 김성태 의원은 "조국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9월 경찰이 조국 5촌조카에 대해 공조수사 요청한 적 있느냐"며 "경찰은 경찰 나름대로 해야할 일이 있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경찰이 왜 먼저 공조 요청을 하지 않았냐는 황당한 질책이었다. 이에 대해 민 청장은 "수사의 원칙상 판단은 수사를 하고 있는 수사책임기관이 한다"며 "저희가 수사를 직접 하지 않아 판단이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윤 총경과 조 장관 간 커넥션 의혹은 앞으로 수사 등을 통해 반드시 풀어내야 할 숙제다. 대기발령된 윤 총경이 갑작스레 인사발령이 나서 보직을 배정받은 배경, 경찰 수사 단계에서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와 연결점을 사전에 파악했는지 등 아직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러나 이 같은 핵심을 잃은 일부 야당 의원들의 공세는 오히려 커넥션이라는 본질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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