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기자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국에서 지난 4년간 무기로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의 밀수출이 156차례나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일본 후지TV가 자체 입수한 한국 정부 작성 문건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후지TV는 2015년부터 지난 3월까지 4년에 걸쳐 전략물자 밀수출이 있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이유로 안보와 관련한 수출관리 미흡을 언급했었다. 방송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당시 쓰인 신경제 VX 원료가 말레이시아 등에 밀수출됐고, 이번 수출 규제 대상에 들어간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밀반출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북한제재위원회 패널위원이었던 후루카와 가쓰히사는 후지TV에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한 규제품을 둘러싸고 수출 규제 위반사건이 이렇게 많이 적발됐는데도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공표하지 않았다는 것에 놀랐다"며 "이런 정보로 볼 때 한국을 화이트국으로 대우하기는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가미 고타로 관방부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문건이 수출 규제 판단에 영향을 주었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구체적으로 답하진 않았다. 그는 일본 정부의 규제 방침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인정되는 안보 목적의 수출 관리 제도의 적절한 운용에 필요한 재검토"라면서 "WTO 위반이라는 지적은 전혀 맞지 않다. 철회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일부 한국 언론은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전략물자 무허가 수출 적발 현황'을 인용해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 우리 정부의 승인 없이 국내업체가 생산해 불법 수출한 전략물자가 156건에 이른다고 보도했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