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여대생 지인능욕 해줄사람' 지인능욕 범죄를 아시나요

피해자 한번 당하면 지속해서 고통받아
카카오톡 등 SNS에서 얼굴 사진 내리기도
아예 돈 받고 지인능욕 하는 SNS 계정도 등장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수년 동안 이른바 '지인 능욕'이라고 불리는 범죄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어머니가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달라"며 엄벌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지인 능욕'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지인능욕 범죄란 디지털성범죄를 말한다. 음란한 사진에 특정인의 인물 사진을 합성한 뒤, 인터넷에 무차별 배포 하는 것이 범행 수법이다.

이렇게 유포된 지인능욕 사진은 온라인의 특성상 지속해서 복사·공유된다. 이 때문에 최초 유포자가 처벌을 받아도 피해자는 계속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인능욕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서는 특정인의 인물 사진이 필요하다 보니, 일부에서는 카카오톡 프로필에 자신의 인물 사진을 아예 올리지 않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20대 직장인 A 씨는 "지인능욕 범죄는 물론 내 사진을 무단으로 이용해 어디서 어떻게 사용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사진을 올릴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카톡 프로필인 물론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SNS에 올라간 사진도 모두 내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지인능욕은 지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2017년말 조사한 음란 ·성매매 정보 중점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291건이 적발됐다.

신분을 밝히지 않고 개인적으로 혹은 음성적으로 거래를 할 수 있는 SNS 특성을 고려하면 적발되지 않은 지인능욕 범죄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아예 지인의 사진을 받아 돈을 받고 음란한 사진과 합성해주는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터넷 등 SNS로 가해자가 지인의 사진을 전하면 사진을 받은 또 다른 범죄자는 가해자가 원하는 그대로 음란한 사진을 만들어주는 식이다. 보통 문화상품권 1~2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경찰에 붙잡힌 B 씨 경우 지인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해주는 트위터 계정을 운영했다. B 씨는 대학 여학우, 주변 지인 등 최소 16명의 사진을 '지인 능욕' 취지로 의뢰하거나 또 실제 합성한 사진을 소지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B 씨의 이 같은 범죄는 그가 분실한 휴대전화를 습득한 다른 재학생이 해당 사진들을 발견, 피해자들에게 알리면서 드러났다.

디지털 성폭력 예방 캠페인.사진=ShareNcare - 쉐어앤케어

SNS를 통해 지인능욕 의뢰를 하거나 또 SNS를 통해 음란하게 합성된 지인의 사진을 유포하다보니 SNS에서 '지인능욕'이라고 검색하면 수 많은 게시물을 볼 수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지인 능욕 해주실분 맛깔나게 해줄사람 구함 21살 청순스타일"이라며 자신의 지인을 능욕해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하고 있다고 광고했다. 그는 해시태그로 '#지인능욕'을 달아 불특정 다수가 많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지인능욕 범죄는 기술의 발달로 고도화하고 있다.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특정 인물의 얼굴, 신체 등을 합성해 사진이 아닌 아예 영상으로까지 만들 수있다. 이런 영상들은 불법 음란사이트를 중심으로 유포되고 있다. 일종의 디지털 성범죄 진화인 셈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칼렛 요한슨, 엠마 왓슨 등 해외 유명배우 뿐만 아니라 국내 유명 연예인들의 얼굴을 포르노 영상 및 사진에 합성한 불법 콘텐츠들이 무작위적으로 유포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한편 당국은 지인능욕 범죄에 대해 모니터링과 피해 신고를 받아 적발을 강화하고 있다. 방심위는 "지인 능욕 ·합성 정보는 심각한 성범죄이자 인권침해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본인이 인지하기 어려워 조기 대응이 쉽지 않다"면서 "일반인 신고와 함께, 유관기관과 자체 모니터링 등을 통해 적발 ·조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8020211060239550A">
</center>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팀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