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기자
국물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의 식습관이 소금중독에 걸리게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한국인의 80%가 소금중독이라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성인 기준 1일 소금 권장 섭취량은 5g~6g입니다. 한국인은 이 권장 섭취량의 무려 2.5배를 섭취한다고 합니다.소금(염화나트륨, NaCl)은 염소 60%와 나트륨 40%로 이뤄져 있는데 나트륨 기준으로는 2000~2400㎎(2~2.4g) 정도에 해당합니다. 우리 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성분은 나트륨입니다.나트륨은 부족해도, 넘쳐도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현대인에게는 부족함보다 늘 넘쳐서 문제가 됩니다. 나트륨은 신체의 수분 평형, 산과 알카리의 평형 등 생리 기능을 조절해주는 미네랄의 일종으로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꼭 식품으로 섭취해야 합니다.나트륨은 주로 소금에 함유된 염화나트륨의 형태로 섭취하는데 부족하면 식욕부진·소화불량·신장병·저혈압·간기능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반면 나트륨 섭취가 과다하면 수분 평형 조절 기능에 의해 혈액의 부피가 증가하면서 동맥 혈압에 영향을 미쳐 고혈압을 일으키거나 신장에 무리를 주게 됩니다. 또 갈증·피로·수면 장애·부종·신경불안·정서불안·스트레스 등을 유발하고, 위암·위궤양·골다공증·비만에도 영향을 미칩니다.'짠 소금을 언제 그렇게 많이 먹었지?'라고 생각하시지요? 한국인의 식습관을 살펴보면 소금중독 80%는 오히려 적은 숫자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평소 먹는 모든 음식에 소금이 들어 있지 않은 음식을 찾기 힘들 정도지만, 한국인이 자주먹는 국물 음식이나 젓갈류 등에는 더 많은 소금이 들어 있습니다.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우리가 보통 음식점에서 시켜먹는 김치찌개(400g)에는 1962㎎(1.96g)의 나트륨이 들어 있고, 된장찌개(400g)에는 2021㎎(2g), 짬뽕(1000g) 4000㎎(4g), 동태찌개(800g) 2576㎎(2.57g), 라면(1개) 2000㎎(2g), 육개장(700g) 2853㎎(2.85g), 짜장면(1000g) 2400㎎(2.4g) 등의 나트륨이 함유돼 있습니다.즐겨먹는 간식에 들어있는 나트륨의 함량도 적지 않습니다. 빵 하나에 110㎎, 우유 한 팩 11㎎, 쿠키 두 조각 200㎎, 카페라떼 한 잔 170㎎의 나트륨이 들어있습니다. 아침을 거르고 출근해서 회사 근처 분식집에서 라면 한 그릇을 먹고, 점심 때 된장찌개, 저녁에 동태찌개만 먹어도 그날 나트륨 권장량의 3배 가량을 먹은 셈입니다.이렇게 많은 나트륨이 들었는데도 사람들이 짠맛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짠맛은 혀에서 단맛과 감칠맛을 같이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소금을 넣으면 단맛은 더 달게, 쓴맛은 잡아주면서 맛의 깊이를 느끼게 해주지요. 또 뜨거울수록 짠맛을 못 느낍니다. 찌개와 국처럼 뜨거운 음식이 많은 우리나라의 식습관도 나트륨 섭취가 많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제공합니다.평범한 한 끼의 점심식사. 이 정도만 해도 하루 권장 나트륨 섭취량을 훌쩍 넘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이런 식으로 짠맛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고 익숙해지면 뇌가 짠맛을 기억하고 계속해서 짠 음식을 찾는 '소금중독'에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이 소금중독에 걸렸는지, 아닌지에 대해 진단해 볼 수도 있습니다.▲국이나 라면 등 국물음식의 국물을 다 먹는다 ▲늘 음식에 소금이나 양념을 더 넣어 먹는다 ▲젓갈이나 장류를 좋아한다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 등을 자주 먹는다 ▲외식이나 배달음식을 자주 먹는다 등 5개 항목에서 3개 이상 해당되면 소금중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자신이 소금중독이라고 판단되면, 평소 식습관을 고치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국물을 남겨야 합니다. 국물에서 건더기만 먹어도 소금 섭취량은 많아집니다. 국물 1컵(200㎖)을 덜 먹으면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음식의 간을 보는 것을 끓일 때보다 먹을 때 하는 것이 좋고, 영양성분 표시에서 나트륨의 양을 확인해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입니다.또 감자·고구마·버섯·부추·바나나·토마토·키위 등 칼륨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으면 세포 내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되고, 물을 많이 마셔도 땀과 소변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외로 배출된다고 합니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신체에 꼭 필요한 물질이지만 과용은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지금보다 섭취량을 줄여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