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돈기자
강원도 춘천의 한 휴게소에서 소방 크레인이 분양광고에 사용돼 행인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송승윤 기자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각종 화재현장에서 맹활약하던 소방차량들이 분양 광고판으로 전락하는 등 사후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소방서에서 운용되던 소방차량 일부가 민간에서 원형 그대로 거래되는 경우도 빈번한 것으로 확인돼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2일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장비 표준규격 및 내용연수에 관한 규정 제4조에 따라 내용연수가 다 된 소방차량들은 공매 등을 통해 소방 당국이 불용처리하고 있다. 장비별로 연식이 5∼12년 이상이거나 주행거리가 12만㎞ 이상인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그러나 이렇게 불용처리된 소방차량들 가운데 일부는 새롭게 도색조차 하지 않은 원형 그대로 각종 홍보에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실제로 강원도 춘천의 한 휴게소에는 소방 크레인이 분양광고에 사용돼 행인 눈길을 끌고 있었다. 이 소방 크레인은 특유의 붉은 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일선 소방서 소속 차량이었음을 보여주는 각종 문구도 지워지지 않은 상태였다.휴게소를 찾은 시민 송모(29)씨는 "화재나 사고 현장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던 소방차량이 저런 분양광고에 활용되고 있다니 믿을 수가 없다"면서 "소방차량의 가치나 그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보기 불편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