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말과 글 도왔던 강원국 전북대 초빙교수, 백승권 글쓰기연구소 대표
강원국(왼쪽) 교수와 백승권 대표가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두 사람은 달랐다. 강원국 전북대 초빙교수(56)는 맥주를, 백승권 글쓰기연구소 대표(52)는 따뜻한 커피를 주문했다. 강 교수는 말투에 거침이 없었고 백 대표는 차분했다. 하지만 두 시간 넘게 인터뷰를 마친 두 사람은 어느덧 많이 닮아 있었다. 30일 오후 서울에는 함박눈이 내렸다. 두 사람은 '글쓰기'를 매개로 만나 이야기를 풀어냈다.강 교수와 백 대표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강 교수는 대통령비서실 연설비서관, 백 대표는 홍보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청와대를 떠난 뒤 여러 해가 지났을 때 앞서거니 뒤서거니 글쓰기 책을 냈다. 강 교수는 '대통령의 글쓰기'(2014), 백 대표는 '글쓰기가 처음입니다'(2014)와 '손바닥 자서전 특강'(2017)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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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 교수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한번 써보라고 한 말씀이 마음에 늘 있었다"며 "청와대에서 나온 후 출판사(메디치미디어)에서 편집자로 일을 하다 자연스럽게, 그래도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인 글쓰기 책을 썼다"고 했다. 그는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1997년부터 2년 동안 대우그룹 회장비서실에서 김우중 전 회장의 메시지를 작성했다.백 대표는 "내 이름을 건 글쓰기연구소에서 기획서, 보고서 등 실용적 글쓰기 강의를 하는데, 자서전 강의를 해달라는 분이 적지 않았다. 이분들을 만나면서 의외로 일반인들이 자서전을 쓰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각자 자신의 인생을 '토막토막' 에세이처럼 기록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했다.두 사람은 최근 네이버 오디오클립 ‘글쓰기 바이블’을 통해 글쓰기 강의를 함께 한다. 첫 강의는 2000명 넘게 들었다. 강 교수는 "이명박 정부 말기부터 지난해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던 시기에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자기 생각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 나도 내 생각을 쓸 줄 알아야겠다는 자각이 분위기를 바꿨다"고 분석했다.강 교수의 책은 180쇄 이상을 찍었다. 그는 롤모델로 유시민 작가를 꼽고 "(유 작가의) 공부에 대한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정말 알기 쉽게 자신의 지식을 글로 풀어내는데 '선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 작가가 맡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 '썰전'과 '알뜰신잡'을 언급하고 "내가 하면 더 잘 할 것"이라고 농담하며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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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대표는 '글쓰기가 곧 리더십'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2000년대 들어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재계 오너들이 페이스북 등에서 글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점"이라며 "자신의 콘텐츠를 소통하는게 중요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리더십이 생기지 않는 사회"라고 분석했다.백 대표는 해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한다. 지난해에는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에 있는 동포들에게 글쓰기 강의를 했다. 백 대표는 "앞으로도 해외동포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싶다. 우여곡절이 많은 그들의 삶도 잘 기록돼야 한다"고 했다. 강 교수도 "동포 사회에서도 문학회, 동인지 활동이 활발하다. 강의 기회가 많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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