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기자
한국기업이 설립한 베트남 섬유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현지 직원들[자료사진]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베트남의 내년도 최저임금이 평균 6.5% 오른다. 올해보다 인상폭은 줄었지만 그간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베트남 현지기업은 물론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걱정한다. 베트남 외국인투자를 주도한 한국기업의 비용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역별 월급 기준 8∼10달러 인상16일 KOTRA하노이무역관에 따르면 지난 7일 베트남 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평균 6.5% 올리는 데 합의했다. 베트남은 사회ㆍ경제적 발전 수준에 따라 전국 각지를 4개 지역 단위로 분류하고, 지역 단위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최종 합의된 인상안에 따르면, 지역별로 많게는 23만 동(약 10달러), 적게는 18만 동(약 8달러)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임금 수준이 가장 높은 1지역은 내년 월 175.03달러(한화 20만원)로 정해졌으며 2지역(155.24달러, 18만원), 3지역(135.89달러, 15만5천원), 4지역(121.38달러, 14만원) 등으로 책정됐다.이번 임금 안은 베트남 정부에 제출할 권고안으로,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시 시행령으로 공표돼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된다. 베트남의 지역별 최저임금은 정부, 노동자, 기업 대표로 구성된 국가임금위원회가 제출하는 권고안을 토대로 정부가 조정ㆍ발표하는 것이 원칙이다. 내년도 인상률(6.5%)은 현행 최저임금제가 시행되기 시작한 2012년 이래 가장 낮은 인상률이다. 평균 인상률은 2012년 53.2%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매년 두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하다 2017년(7.3%), 2018년(6.5%) 등 한자리수대로 떨어진 상태다.하지지만 노사 양측 모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노측은 13% vs 사측은 동결 또는 5%미만…모두 불만애초 기업 측은 임금 동결 또는 5% 미만의 임금 인상을 주장한 데 반해 노동자 측은 13.3%의 임금 인상을 주장한 바 있다. 노동자측은 "노동자들이 기업 입장을 매우 많이 배려했다" 고 말했다. 기업측을 대표하는 베트남상공회의소는 반대로 노동자 측을 많이 배려한 결정이라 평가했다. 베트남 최저임금은 꾸준히 상승해왔지만 인근 국가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경우 월급 기준 345달러로 베트남의 2배에 육박하고 태국(276달러), 인도네시아(251달러), 말레이시아(233달러) 등도 베트남보다 높다. 베트남보다 낮은 곳은 캄보디아(153달러)와 미얀마(79달러) 정도다. 현지에서도 최저임금이 경제성장률 및 물가지수 상승 속도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높은 인상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베트남 경제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09~2016년 베트남의 최저임금은 지역(1~4지역)을 불문하고 연평균 20%를 상회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한 반면에 국내총생산(GDP)성장률과 비교해서는 4배, 물가상승률과 비교해서는 3배를 웃도는 속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