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 새끼 전락한 면세점…이전에는 황금알 낳는 거위 면세 특허 얻기 위해 오매불망…수백억~수천억원 쾌척도
서울의 한 시내면세점 매장 전경. 고객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11일 감사원이 지난 세 차례의 면세점 특허심사에서 관세청의 점수조작으로 선정결과가 바뀌었다는 결과가 공개되면서 면세점 업계가 벼랑끝에 몰렸다. 면세점업계는 그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지만 2년도 안돼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3차례 진행된 면세 특허 심사는 최근 3년간 유통업계에서 '면세대전'으로 불리며 뜨거운 화두였다. 현재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면세사업권을 얻기 위해 오매불망하던 유통업체들은 높은 수수료를 감당하지 못해 사업권을 반납했다. 여기에 조작으로 인해 사업권 특허를 받았다는 오명까지 씌워지며 면세업계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졌다. 2015년 1월 관세청은 서울 지역에 3개(일반경쟁 2개ㆍ중소중견 대상 제한경쟁 1개)ㆍ제주도 1개(중소중견 기업 대상 제한경쟁) 면세점을 추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유통업계는 들썩였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사업을 추지하기로 공식화했으며, SK네트웍스도 특허 심사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합작 사례도 있었다. 현대산업개발은 호텔신라와 손잡고 'HDC신라면세점'으로 입찰 참여를 선언한 것. 신세계그룹은 면세점 별도 법인인 '신세계디에프'를 설립하면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후보지를 여의도 63빌딩으로 선정하면서 특허 심사에 뛰어들었다. 1차 심사에서 승기를 잡은 업체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HDC신라면세점. 면세 사업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듯 당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는 6만원대에서 17만원대로 치솟기도 했다. 2차 특허 심사 당시에도 면세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됐다. 장기불황으로 성장이 멈춘 유통업체들은 면세점을 신성장동력으로 꼽으며 뛰어들었다. 유통업이 아닌 기업인 두산도 면세점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당시 참여 현황은 두산(서울 3곳 입찰), 롯데(서울 2곳 재입찰), 신세계(서울 3곳 입찰ㆍ부산 1곳 재입찰), 형지(부산 1곳 입찰), SK네트웍스(서울 1곳 재입찰, 1곳 입찰) 등이었다. 업체들은 특허권을 얻기 위해 '억'단위 상생기금을 쾌척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롯데는 상생기금 1500억원을 조성해 창조경제ㆍ나눔 문화 확산을 약속했고, 신세계는 도심관광 활성화, 시내면세점 획득 시 5년간 2700억원을 들여 사회공헌 및 상생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두산은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설립하고 200억원을 출연했다.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해 영업이익의 10%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SK네트웍스도 24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오너들도 팔을 걷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임직원들은 청년희망펀드에 100억원을, 뒤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60억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30억원을 기부했다. 신세계그룹에서는 모자관계인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청년희망펀드에 100억원을 기부했다. 최종 결과는 서울 지역에서 롯데, 신세계, 두산이 선정됐다. 향후 5년간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한 롯데는 월드타워점을 끝내 잃었다. 당시 수장이었던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면세점의 기대는 3차 대전까지 계속됐다. 롯데, 현대백화점그룹 등 특허 심사에서 탈락한 업체들은 절치부심하며 재도전해 성공했다. 3차 대전에서는 롯데, 현대, 신세계에게 특허권이 주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장에 경쟁자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체적인 시장의 파이를 키우지 않는 이상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 업체 수는 기존 9개에서 13개로 늘어났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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