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영기자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이라크 정부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최대 거점 도시인 모술 해방을 9일(현지시간) 공식 선언했다.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이날 모술을 찾아 "모술은 해방됐다"며 IS를 상대로 한 승리를 선포했다고 AFP통신과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알아바디 총리는 "영웅적 전사들과 이라크 국민이 대대적 승리를 거둔 것을 축하한다"며 모술 탈환 작전을 주도한 이라크군 주요 사령관들을 만나 격려했다. 모술 주민들과 IS 격퇴전에 참여했던 군인, 경찰들은 함께 승리를 자축하며 도시는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라크 정부가 모술 해방을 공식 선언한 것은 국제연합군과 함께 모술 탈환 작전을 펼친 지 약 9개월만이다. IS는 3년 전인 2014년 6월 모술을 기습 점령하고 이 곳에서 이슬람 초기의 이상향을 뜻하는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포했다. 이라크의 경제 수도이자 바그다드에 이은 제2의 도시였던 모술은 IS에 점령당한 뒤 250만명에 달하던 인구 상당수가 다른 도시로 피난을 가야했고 이 곳에 있던 고대 유물과 유적지가 대거 파괴되면서 도시의 기능과 모습을 상실했다. IS는 남아있던 모술 주민들에게 돈을 착취하고 유물 등을 밀매하는 등 만행을 저지르며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 아직 모술 일대에서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 삼아 마지막 저항을 벌이고 있는 IS대원들이 있지만 이라크 정부는 이들에 대한 완전 격퇴가 곧 완료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알아바디 총리는 "IS가 모술에서 50~100가구를 상대로 인간방패를 구축하고 있다"며 민간인 석방을 위해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의 돈줄이자 상징적 의미가 컸던 모술이 탈환되면서 IS의 존립과 위상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여기에 IS의 상징적 수도로 인식되는 시리아 락까에서도 IS가 궁지로 내몰리면서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벼랑 끝에 내몰린 IS 조직원들과 추종자들이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함께 IS 격퇴를 공동 목표로 삼았던 중동 국가들과 미국, 러시아 등의 갈등이 본격화 할 가능성도 커졌다. 모술 탈환 작전은 국제연합군 지원 속에 이라크 군 및 경찰 특공대, 시아파 민병대, 쿠르드자치 정부의 군조직 페슈메르가가 주도했다. 여기에 모술을 근거로 한 수니파 부족이 결성한 무장조직도 가담했다. 시아파 민병대는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인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고 수니파 무장조직은 이라크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터키와 연관된 단체다.최근 미국과 러시아가 중동 지역에서 벌이는 주도권 쟁탈전도 이같은 분열에 기름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지난달 시리아의 전투기·드론을 잇달아 격추했고 이에 자극받은 러시아가 미국과 시리아 상공에서의 충돌을 막기 위해 체결했던 핫라인을 중단하면서 갈등이 고조된 상태다. 영국 가디언은 IS로부터 이라크 모술을 되찾는데는 성공했지만 도시 재건과 이라크 군의 높은 미국 의존도, 서방과의 협력을 놓고 벌어질 종파 간 갈등과 분열, 주도권 다툼 등 앞으로도 중동 지역에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사진=AP연합뉴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