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문재인정부의 첫 금융위원장에 글로벌 금융통인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사진)이 내정되면서 지연되고 있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자본금 4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 5곳은 이번 주 당국에 초대형IB 및 단기금융업 본인가신청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3월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규모는 약 6조6400억원이고, NH투자증권 4조6000억원, KB증권 4조1800억원, 삼성증권 4조1400억원, 한국투자증권 4조1000억원 순이다. 금융당국의 초대형IB 육성방침에 따라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단기금융인가를 받아 단기금융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단기금융업무는 만기 1년 이내인 어음의 발행, 할인, 매매, 중개, 인수, 보증업무를 일컫는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회사의 경우 실적배당형 상품인 종합투자계좌업무(IMA)도 허용된다. 발행어음은 조달자금의 50%, IMA는 70% 이상을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한다.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8월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올해 2분기 중 초대형 IB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초대형 IB 육성방안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대한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심의가 지연되며 순연됐다. 특히 주무부처인 금융위원장이 공석인데다 인선이 난 이후에도 가계부채 등 당장 시급한 금융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것도 초대형 IB 사업에 대한 차질 우려를 커지게 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지난 5월 대선 전날 다른 장관들과 함께 사표를 냈지만, 두 달이 넘도록 후임 위원장 인선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최 후보자 내정으로 초대형 IB 출범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 후보자는 국제금융 전문가로 인정받는데다가 이후 금융위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금융 분야 현안에도 해박하다는 점에서 초대형 IB 추진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최 후보자는 과거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산업경제과장, 외화자금 과장, 국제금융과장을 거쳤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 자리에 올라 한·미, 한·중, 한·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했다.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조기에 극복한 것이 훗날 전 세계적으로 위기 극복의 모범사례로 평가받는다.환율 관리를 시장에 맡기기보다는 정부 개입으로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환율주권론자'로서 최 후보자가 이름을 알리게 된 것도 이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새 금융위원장이 오더라도 업무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다만 최 후보자가 국제 금융통이란 점으로 미뤄볼 때 정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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