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셰일업체 생산 늘리자 국제유가 40달러대 초반으로 곤두박질 "내년 30달러대로 하락" 전망도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최근 국제유가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연초 배럴당 55달러선에 머물며 6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됐던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 40달러대 초중반대에 멈춰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지난 21일(현지시간) 하루만에 2% 이상 떨어져 배럴당 42달러대까지 주저앉으면서 40달러선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분석이 속속 제기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WTI는 지난 5월25일 이후 단 한차례도 50달러를 넘지 못하고 40달러대 초중반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 2월 고점 이후 20% 이상 하락하면서 본격적인 약세장에 들어선 모습이다. 이는 1997년 이래 상반기 6개월 간 하락폭 중 가장 큰 규모다. 지난 21일 이후 7일 연속 오르며 배럴당 44달러대에 접어들었지만 5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는 극히 드물다. 올 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는 이미 그 약효가 다했다. OPEC 회원국들은 5월에 감산 합의에 연장했지만 사실상 효과가 없었다. 2014년 이후 이어진 저유가에 생산량을 줄였던 셰일오일 업체들이 유가 오름세에 생산량을 늘리면서 줄어든 생산량을 다시 채웠기 때문이다. 지난달 둘째주 기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935만 배럴로 2015년 8월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미국의 원유 시추기수는 지난해 316기에서 지난달 들어 758기까지 늘었다. 투자자들이 OPEC와 비 OPEC 국가들의 감산 약속을 신뢰하지 못하면서 2, 3월 사상 최고 수준으로 몰려든 투기성 자금이 대거 빠져 나가며 유가가 더 내려갔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리비아와 나이지리아는 정세 불안을 이유로 감산을 면제받았지만 정세가 빨리 안정을 찾으며 원유를 증산했다. 올 들어 OPEC이 감산한 원유량의 절반에 가까운 물량을 이들 두 국가가 생산하며 다른 산유국들의 감산 효과를 상쇄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앞으로 유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다국적 에너지컨설팅기업 FGE의 퍼레이던 페샤라키 회장은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추가적인 노력 없이는 공급과잉이 악화해 내년 유가에 하강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며 "내년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의 에너지컨설팅기업인 에너지 애스펙트의 공동설립자인 암리타 센 역시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마치 떨어지는 칼처럼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시장 심리가 이렇게 안 좋았던 시기를 본 적이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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