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탄]박지원 '文이 돼야'…웃지못할 해프닝

초유의 野野 대결-네거티브전…정책경쟁 사라진 선거판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문재인이 돼야한다'는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의 실언(失言)이 화제에 올랐다. 단순한 실수에서 비롯된 해프닝이지만, 초유의 야야(野野) 대결로 쟁점이 사라진 선거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박 대표는 17일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광주·전남 선거대책위원회 합동 출정식에 참석해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문재인이 돼야 광주의 가치와 호남의 몫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순간적으로 실수를 인지한 박 대표는 곧 "안철수가 돼야 한다는 것을 일부러 한 번 실수를 해 봤다"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박 대표의 연설 영상은 각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하게 전파되면서 구설에 올랐다.하지만 실수는 이어졌다. 박 대표는 안철수 후보의 딸 설희씨의 재산관련 의혹을 해명하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공격하던 중 "문 후보에게 요구한다. 부산 기장에 있는 800여평의 집 내역을 공개하라"고 말한 것이다. 문 후보의 자택은 부산 기장군이 아니라 경남 양산시에 위치해 있다.박 대표는 이와 관련해 문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조 교수는 "박 대표가 급하셨다"며 "문제의 집은 기장이 아니라 양산에 있고, 호화주택이 아닌 산속 외딴 곳에 자리한 전원주택"이라고 꼬집었다.박 대표도 SNS를 통해 "(저는) 문 후보가 유시민 후보(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이재명 부회장(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라고 (실수) 한 것을 꼬집지 않았다"며 "저나 문 후보가 말을 하며 실수할 수 있지만 치매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응수했다. 이같은 웃지못할 해프닝이 발생한 이유로는 야권 간 대결로 쟁점이 부각되고 있지 않은 선거상황 등이 꼽힌다. 쟁점없이 네거티브전에 몰입하다보니 실수가 연발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박 대표는 연초부터 '문모닝' 이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문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왔다.옛 여권도 비판에 나섰다.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자리에 있던 광주시민들은 순간 민주당 유세현장인지 착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박 대표의 문재인 지지선언을 단순한 말실수로 보기는 어렵다"며 "어쩌면 박 대표는 문재인-안철수 중 누가 되든 호남의 몫을 챙기면 된다는 생각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