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기자
김흥순기자
롯데 이대호[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김흥순 기자] 경기복은 스포츠의 상징이다. 무늬와 색상만으로 연고지역을 상징하고 팬들을 결속한다. 미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뉴욕 양키스는 줄무늬 경기복으로 유명하다. '핀스트라이프'로 불리는 이 경기복에는 등번호만 새긴다. 선수의 이름은 들어가지 않는다. "팀 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원칙으로 월드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우승(27회)을 달성했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도 경기복으로 팀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빨강, 파랑, 주황, 자줏빛 등으로 구단 고유색을 나눈다. 연고지가 뚜렷하고, 역사와 전통이 더해지면서 경기복에 대한 팬들의 애착이 크다. LG는 지난달 9일 새 엠블럼을 발표했다. 2006년 이후 11년 만에 'BI(Brand Identity)'를 변경했다. 경기복과 모자에 부착할 로고와 마스코트도 다시 만들었다. 그런데 구단 홈페이지와 야구 커뮤니티 등에 LG 팬들이 불만을 쏟아냈다. 바뀐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복 상의 뒷면에 승리를 상징하는 'V'자 문양을 그리고, 2010년 이후 7년 만에 디자인과 엠블럼을 교체한 KIA도 비슷한 논란에 시달렸다.KIA 최형우[사진=김현민 기자]
관중 800만 명 시대를 연 프로야구 경기복은 한 단계 진화했다. '움직이는 광고판' 역할을 한다. 매일 야구 중계방송을 하고, 시청자도 많아 기업의 브랜드를 노출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 경기복은 소장 가치도 높아 구단이 용품 판매로 수익을 얻는데도 기여한다. 모기업이 큰 야구단에서는 주력 제품이나 그룹 계열사의 이름을 경기복 상하의와 모자에 나눠서 부착하는 경우가 많다.삼성 구자욱[사진=김현민 기자]
삼성은 경기복소매 양 쪽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로고를 새겼다. 헬멧에는 삼성전자의 새 휴대전화 '갤럭시 S8', 모자에는 삼성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을 집어넣었다. 경기복 제작업체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브랜드인 '빈폴'. 상의 오른쪽 가슴 부분에 로고가 있다. 롯데는 소매에 금융인프라그룹 '나이스홀딩스'와 '롯데캐미칼', '롯데카드' 로고를 부착했다. 헬멧 양쪽에는 '롯데백화점'과 '롯데주류', 수비 모자 양 쪽에는 '롯데첨단소재', '롯데월드'를 새겼다. 한화도 왼팔에 '갤러리아 면세점', 오른팔에 '한화 손해보험', 오른쪽 가슴 부위에 '한화생명', 상의 뒷목 부분에 '한화자산운용', 헬멧 왼쪽에 '한화생명', 바지 왼쪽에 '한화건설' 등 계열사의 이름을 채웠다. LG는 통신 회사인 '유플러스'와 최신 휴대폰 'G6', 계열사인 '해태htb'의 주력 음료명 등을 상하의와 모자에 나눠서 표기한다. 두산은 '두타 면세점'과 '두산 중공업', '두산 밥캣' 등 주력 사업체 로고를 부착했고, KIA는 자동차 브랜드 'K5'와 '소렌토'를 모자와 경기복에 새겼다. 통신 회사를 대표하는 SK와 kt는 SK텔레콤과 '기가지니(GiGA Genie)' 로고가 대표적이다. NC는 헬멧에 모기업 NC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프로야구 H2' 로고를 달고 뛴다.두산 민병헌[사진=김현민 기자]
모회사 아닌 기업과 후원 계약을 하고, 로고를 부착하는 사례도 있다. 각 구단에서는 "금액과 조건만 맞는다면 환영"이라는 입장이다. 보통 연단위로 계약을 한다. 가장 인기가 좋은 위치는 가슴과 소매 끝이다. 화면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다. 금액은 가슴 쪽 로고가 가장 비싸다. 연간 8~10억 원. 소매 쪽은 양 팔에 모두 네 개를 달 수 있는데 개당 연간 3~4억 원 선이다. 대다수 팀들이 대외비를 이유로 금액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액수는 알기 어렵다. 현금 대신 가격에 상응하는 물품 계약도 많이 한다.LG 차우찬[사진=김현민 기자]
두산은 그룹 계열사 외에도 '한국타이어'나 '국민카드', '룩옵티컬', '대화제약' 등의 로고를 새긴다. 롯데도 연고지 부산에 본사를 둔 금융지주회사 'BNK금융그룹'과 스포츠 브랜드 '카파코리아' 등을 부착했다. kt가 새긴 '크린토피아'나 대신증권의 '크레온', 'BC카드', NC의 '칸초칸', '신신제약', 'NH카드', '신협'과 'Hite' 로고 등도 마찬가지다.넥센은 열 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다. 네이밍 스폰서를 맡은 넥센 타이어를 중심으로 많은 기업과 로고 계약을 해 이를 통한 수익으로 팀을 운영한다. 경기복 오른팔 소매 부분에는 '우리돼지 한돈', 왼쪽 소매에는 화성시와 'KB생명보험' 로고가 있다. 뒷목에는 교육 출판 '미래N', 모자 왼쪽에는 '우리카드', 헬멧 왼쪽에는 '보람상조' 등을 새긴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선수단 유니폼과 용품 등을 후원하고 왼쪽 가슴에 로고를 넣었다.넥센 히어로즈[사진=김현민 기자]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