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을 단단히 묶는 정태욱-이상민의 '브로맨스'

U-20 대표 정태욱, 이상민 [사진=김형민 기자]

[파주=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성격상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20세 이하(U-20) 축구국가대표 수비수 정태욱(20·아주대)은 옆에 선 이상민(19·숭실대)을 힐끗 보며 이렇게 말했다.둘은 지난달 27일 충남 천안운동장에서 잠비아와 한 평가전 이후 더욱 가까워졌다. 정태욱은 이날 경기 도중 헤딩 경합을 하다가 그라운드에 떨어지며 머리를 강하게 부딪혔다. 호흡 곤란 증세와 함께 의식이 희미해졌다. 순간 이상민이 뛰어가 응급조치를 했다.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정태욱 입안 말려들어가는 혀를 잡아 뺐다. 이 조치 덕에 정태욱은 건강해진 모습으로 대표팀에 다시 합류할 수 있었다.정태욱은 "이상민을 보자마자 고맙다는 말대신 '손가락 안 아프냐'고 물었다"고 했다. 이상민은 당시 응급조치를 하다 손가락을 정태욱에게 물려서 부었다. 정태욱은 "너무 세게 물었는지 내 턱이 아팠다"고 했다. 이상민은 "당시 정태욱 얼굴을 보고 심각한 상황인 것을 알았다. 다친 손가락은 이제 괜찮다"고 했다. 정태욱은 "이 자리를 빌어 이상민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이 사건 이후 둘의 사이는 물론이고 대표팀도 더 끈근해졌다. 정태욱은 "대표팀 선수들이 서로 걱정해주고 응원하면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정태욱과 이상민은 룸메이트기도 하다. 정태욱은 "악연인가 보다"고 하더니 "농담"이라며 웃었다.정태욱과 이상민은 U-20 대표팀 최종 스물한 명에 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둘은 중앙 수비수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함께 최종엔트리에 들 가능성도 있다. 이상민은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지만 꼭 최종 엔트리에 들고 싶다"고 했다. 정태욱은 미세 골절로 전치 6주 진단을 받은 상황. 그는 "가벼운 웨이트 훈련과 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경기를 해봐야 알겠지만 아직 충돌로 인해 헤딩에 대한 트라우마가 마음속에 있는 것 같다. 내가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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