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물가가 연초부터 3개월 연속 2% 내외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 2.8%나 오르며 그렇잖아도 얇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위협했다. 3월 물가가 2.2%나 오른 주원인은 석유류와 농산물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이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1.4% 상승했고,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가 1.7% 상승한 것에서 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 과장은 "공급측 변동요인을 제거한 근원물가가 전월 대비 큰 변동이 없다"며 "석유류·농산물 등 변동성 요인이 이번 달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월 배럴당 30달러 수준이 무너질 정도까지 추락했으나, 지난해 하반기 중 50달러를 회복했고 올해도 50달러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유가 가격은 2주~1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석유류 가격에 반영된다. 통계청은 지난해 3월은 국제유가 하락을 반영해 석유류 지수가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3월 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향후 석유류의 물가상승 영향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최근 횡보하고 있는데다, 다시 배럴당 30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 과장은 "작년에는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석유류의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며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으로 보합세 혹은 내림세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자연스럽게 석유류로 인한 물가 상승세는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최근 유가 조정 움직임과 농산물 가격안정 추세 등을 감안하면 향후 소비자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유가·농산물 등 주요품목의 가격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수급·가격안정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석유류 때문에 물가가 오른 국가는 한국뿐만이 아니다. 국가별로 석유류 가격을 물가에 반영하는 비중은 조금씩 다르지만 비슷한 추세로 물가가 오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1%대 초반의 물가상승률을 유지하다 하반기 들어 1% 후반대로 올라섰고,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연속 2%대 물가를 기록했다. 영국도 지난해 1%대에 못 미치는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다 하반기부터 물가상승에 속도가 붙었고, 지난 1월과 2월에는 각각 1.8%, 2.3%를 기록했다. OECD 평균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지난해 상반기 1%를 밑돌다 하반기에 1% 중·후반대로 올라섰고, 지난 1월에는 2.3% 상승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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