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탈당'으로 흔들린 개헌 vs 호헌 구도…범여권 반등 장세의 세 가지 '특정주'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탈당으로 범여권이 급작스러운 반등 장세를 맞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본격적인 영입전에 뛰어든 가운데 야당인 국민의당까지 가세하면서, 대선 구도를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비문(비문재인) 후보의 일대일 구도로 뒤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한국당 비박(비박근혜) 세력과 바른정당, 민주당 '개헌파', 국민의당을 경제민주화를 명분으로 하나로 묶는 연정(聯政)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를 위해 자신이 직접 대선주자로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개헌 대 호헌'의 갈등 구도를 급속히 '친문(친문재인) 대 비문'의 이분법적 구도로 바꾸고 있다. 물론 표면적으론 개헌이 아직까지 비패권지대 형성의 고리로 남아있는 상태다.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이후에는 이 같은 친문ㆍ비문의 구도가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성패는 범여권을 축으로 하는 비패권지대의 규모에 달렸다. 김 전 대표의 탈당에 이어 곧바로 민주당 내 '개헌파'가 움직이진 않겠지만 일부 의원이 후속 탈당에 돌입하면 대선 정국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민주당 내 비문은 40여명, 한국당 내 비박은 30여명 선으로 파악된다. 중도성향인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연대할 경우 100명 안팎의 의원들이 '빅텐트' 안에서 결집할 수 있다. 이런 시나리오 덕분에 김 전 대표의 몸값은 폭등했다. 정치권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탄핵 전(前)' 탈당을 결행함으로써, 막차를 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향후 행보에도 일단 초록불을 킨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관계자는 "학자 출신이지만 오랜 정치권 생활로 다져진 감각이 뛰어나다"고 해석했다.반면 또 다른 비패권지대의 핵심 인사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자신의 거취를 놓고 너무 뜸을 들이면서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치권에선 "타이밍을 놓쳤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정 전 총리의 입당 여부와 관련,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다"고 전했다. 눈여겨봐야할 또 다른 정치인은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다. 여당 대표를 지낸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여권 '잠룡' 가운데 가장 먼저 불출마 선언을 하며 탄핵 정국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어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바른정당 영입을 앞장서 추진했고, 최근에는 김 전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과 꾸준히 교감하면서 비패권지대의 메신저를 자처하고 있다. 한 범여권 중진 의원은 "이들의 향후 역할에 따라 대선 구도와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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