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강남구 갈등 끝날 수 없는 이유?

민선 5기 이후 구룡마을 개발 방식으로 갈등 시작되더니 한전 부지 개발 공여금 활용 방안, 세택 부지 제2시민청 건립, 수서역 광장 청년 임대주택 건립 갈등 이어 최근 자원순환시설 문제로 검찰 고발 사태 발생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서울시와 강남구 갈등은 언제쯤 끝날 것인가.서울시와 강남구 갈등은 박원순 시장과 신연희 강남구청장 취임 이후 절정에 이르고 있다.물론 민선 4기 맹정주 강남구청장 시절에도 세곡동 일대 임대아파트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민선 5기 박원순 시장과 신연희 강남구청장 취임 이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strong>◆민선 5기 구룡마을 개발부터 갈등 시작</strong>특히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놓고 신 구청장이 공영개발 방식을 주장한 가운데 서울시는 토지주가 개발 비용 일부를 내는 대신 일정 규모 땅을 제공하는 환지방식 개발을 추진, 갈등이 촉발됐다.

박원순 시장

결국 강남구가 주장한 공영개발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한동안 소송까지 가는 사태로 발전했다.이 과정에서 강남구 기술직 공무원의 서울시 순환 인사 관행이 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최근 신 구청장은 “기술직 공무원의 서울시와 순환 인사가 이뤄지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승진 인사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전 부지 개발공여금 활용과 관련, 강남구는 “한전 부지에서 나오는 개발공여금(1조7000여억원)은 영동대로 통합개발에 쏟아부어야지 인근 송파 잠실종합운동장 이전 비용에 들어간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그러나 서울시는 “이 문제는 서울시장 고유 권한으로 한전 부지 인근인 잠실종합운동 리모델링 사업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맞서고 있다.당시 이 문제로 서울시와 강남구간 갈등이 심해지자 이를 지켜본 성동구 주민들은 “박 시장이 성수대교 부근 삼표레미콘 부지에 현대차그룹 글로벌센터 건립을 허용했더라면 강남북지역간 격차 해소도 되고 현대차도 한전 부지 땅 값으로 10조 넘게 쓸 이유도 없어 윈윈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

당시 고재득 민선 5기 성동구청장과 주민들이 현대차 부지인 삼표레미콘 부지에 현대차그룹 본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박 시장에게 수차례 요청했다.그러나 박 시장은 한강변 공간에 초고층 규모의 기업 본사를 짓도록 하는 것은 특혜라며 수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대차글로벌센터가 들어가지 않아도 발전돼 있는데 강남구에 또 다시 105층 규모의 초대형 건설까지 이뤄지게 해 결국 구에 혜택을 주고도 뺨을 맞게 됐다는 비판 소리가 나왔다.이어 서울시가 세택부지에 ‘제2시민청’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강남구가 몸으로 막으며 서울시 포기를 받아냈다.또 서울시가 수서역 앞 광장에 청년들 주거를 위한 임대주택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가 강남구가 인근 주민들과 함께 소송을 제기하며 사실상 서울시가 손을 든 일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층고 문제로 또 다시 서울시와 강남구가 갈등을 빚고 있다.서울시는 2014년 도시기본계획인 ‘2030 서울플랜’에 따라 3종 일반주거지역내 주거시설은 최고 35층까지만 지을 수 있다는 입장이 확고하다.서울시는 이는 압구정동 등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로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조합 요구대로 49층을 허용할 경우 형평성 문제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입장이 완고하다.그러나 강남구는 “은마는 국제현상공모 설계를 통해 초고층 재건축을 할 수 있다고 (서울시로부터) 확인을 받았다”고 밀어붙이고 있다.이런 가운데 강남구가 지난달 27일 서울시 공무원 3명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서울시가 정면 반박하는 브리핑을 가지면서 또 다시 싸움이 시작됐다. <strong>◆서울시-강남구 갈등 왜 계속되나?</strong>서울시와 강남구간 이같은 싸움은 결국 강남구의 막강한 재정력때문으로 보인다.강남구는 자체 세입으로도 운영이 가능한데다 지난해 1560억원의 세금을 서울시에 뺏겼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큰 실정이다.지방세 공동 과세에 따라 강남구에서 거둔 세금 중 50%를 서울시로 보내 25개 자치구에 똑같이 나누는 방식 때문에 강남구가 ‘큰 소리’를 치고 있는 실정이다.신 구청장은 지난달 23일 ‘강남구 2030비전’ 발표 이후 오찬에서 “지난해 강남구 세금 1560억원을 서울시로 뺏겼다”고 말하는 것에서 이런 심정을 볼 수 있다.결국 서울시장과 구청장이 주민에 의해 선출되는 민선시대가 되면서 재정력이 충분한 강남구와 같은 자치구는 비록 자치단체지만 광역단체장에게 눈치 보지 않고 ‘할 말은 하겠다’는 자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그러나 다른 자치구들은 “강남구가 언제부터 강남구였느냐. 결국 서울시의 영동개발 이후 혜택을 받아 강남이 개발돼 오늘날 이처럼 잘 살게 된만큼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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