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전 경제장관(사진출처=EPA연합)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좌우 진영을 초월한 정당 앙마르슈(전진)를 창당해 프랑스 대선의 돌풍으로 떠오른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이 21일(현지시간) 작심한 듯 극우세력과 선을 긋고 나섰다.이날 마크롱 전 장관은 런던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만나 "반세계화, 극우주의가 득세하는 상황에서 프랑스가 정반대의 선택을 할 최적의 시기가 도래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주저한다면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와 미국 대선 과정에서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저지른 실수를 반면교사 삼아 배우겠다"고 언급했다. 최근 그는 우파는 물론 좌파에서도 분명한 정치적 신념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프랑스의 알제리 식민통치를 '반인도주의적 범죄'라고 표현해 우파의 맹공을 받았고 현 사회당 정부가 통과시킨 동성결혼법을 비판했다가 좌파의 분노를 샀다. 그의 선거 캠프가 내건 'neither left nor right'이 '좌파와 우파를 뛰어넘어'가 아닌 좌파도 우파도 아닌 '모호함'으로 변색되는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고공 행진을 보이던 마크롱 전 장관의 지지율도 꺾였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엘라베와 렉스프레스ㆍBFM TV의 공동 설문조사 결과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27%, 보수우파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이 20%로 2위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마크롱은 17%로 3위에 그쳤다. 르펜과 피용은 상승세인 반면 마크롱은 하락했다. 그의 이날 발언도 이런 상황을 인식한 행보로 풀이된다.마크롱은 여전히 높은 본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날 여론 조사에서도 대선 2차 투표에서 르펜과 마크롱이 대결하는 상황을 가정한 지지율은 마크롱이 59%로 르펜을 앞선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메이 총리가 르펜 당수와 만나지 않는 반면 마크롱과 회담을 가진 것은 프랑스의 중도진영의 승리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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