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사고 지원서 예방 등 관리 중심으로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2030년 충북 영동의 한적한 국도를 달리고 있던 이승열(39세)씨. 맞은 편 달려오던 차에 부딪쳐 차는 전복되고 이 씨는 의식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맞은 편 차 운전자도 의식불명. 119구조대와 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는 5분 만에 사고현장에 도착했다. 보험사는 사고 직후 이씨의 차에 문제가 있다는 메시지를 실시간 상황판에서 확인, 즉시 119 구조대와 긴급출동 차량을 사고현장에 급파했다.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보험산업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보험이 예기치 못한 질병이나 사고를 지원하는 보장중심이였다면 미래의 보험은 병과 사고를 예방하는 관리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IoT를 통해 가입자의 건강 상태, 생활습관,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 등 정보가 보험사에 전송되면 보험사가 사전에 이를 인식, 보험가입자의 건강 상태를 돌보는 방식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이미 최근 보험사들은 웨어러블(착용형 스마트) 기기를 계약자에게 제공하고, 이를 활용해 건강 관련 조건을 만족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있다. 중국의 온라인 보험 전문기업인 중안보험은 샤오미와 손잡고 '미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걸음 수 목표 달성 횟수'를 보험기간으로 환산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이 3250만달러를 투자한 오스카 헬스케어는 하루에 목표한 걸음 수를 채우면 보험료 1달러(월 최대 20달러)를 할인해준다.IoT를 자동차보험에 적용한 운전습관 연계보험(UBI)도 예방 기능으로 변화되는 보험을 잘 설명해준다. 미국 보험사 프로그레시브와 스테이트팜, 영국 아비바 등은 차량에 부착된 정보통신 기기로 운전자의 급제동 여부, 운행시간대, 주행거리 등을 파악해 안전 운전자에게는 연간 보험료를 20~50% 할인해 준다.AI 심사시스템이 도입되면 보험금 지급 절차도 사실상 사라진다. 보험사로 전송된 사고정보를 AI가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험금 지급을 결정하고, 보험사는 계약자의 사고 처리만 확인하면 된다. 실제 일본 후코쿠생명의 경우 올해부터 계약자 의료기록 분석, 보험료 산정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보험금 지급 심사에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투입해 의사의 진단서를 바탕으로 지급 보험금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왓슨은 일반적인 자동차 사고 보고서를 읽고 보험금 지급을 결정 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객관적인 언더라이팅(보험계약 인수심사) 시스템을 갖춰 보험분쟁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인간의 영역이였던 보험설계사도 AI가 맡는다. 24시간 고객응대가 가능뿐만 아니라 불완전 판매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인건비 등 비용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원가절감은 보험료 인하로 이어진다.이미 일부 보험사는 초보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 챗봇(채팅로봇)을 활용해 상품ㆍ가입 절차 등에 대한 안내를 시작한 상태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14일 보험사 CEO(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조찬회에서 "AI 판매채널이 이르면 5년, 늦어도 10년 내 등장할 것"이라며 "소비자 니즈발굴, 상품복잡성 설명, 비용, 소통, 채널구축 등의 부문에서 AI가 가장 높은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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