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톡톡]비싼 반려묘 사료는 정말 좋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1인가구의 증가와 함께 요즘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진 집사(고양이를 키우는 반려인들의 별명)들이 많습니다. 집사들은 소중한 반려묘에게 뭐든지 해주고 싶은 마음에 꼼꼼히 따져가며 사료와 간식을 선택합니다. 저급, 일반, 프리미엄, 고급, 최고급, 유기농까지 종류도 다양한 사료의 세계. 결정이 어려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직장인 남모(28)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처음 반려동물을 키워보는 남씨는 반려묘 용용이에게 어떤 사료를 먹여야 좋을 지 몰라서다. 남씨는 "인터넷 검색을 해서 보니까 고양이 사료등급표가 있던데, 유기농 사료가 제일 위에 있고 마트에서 파는 일반 사료가 제일 밑에 있는 등급이었다"며 "가격도 괜찮고 쉽게 구할 수 있어서 구매한 사료가 밑등급에 있어서 마음이 괜히 안 좋았다"고 토로했다. 수년 전부터 애묘인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고양이 사료 등급표는 사료를 브랜드별로 등급을 구분짓고 있다. 이 등급표의 기준은 사료의 주원료다. 저급사료, 일반사료, 고급사료, 최고급사료,유기농으로 나뉜다. 대체로 마트나 온라 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브랜드들은 '일반'이나 '저급'사료로 분류된다. 이 등급표에 있는 브랜드 사료의 가격은 2~3배 정도 차이가 난다.
하지만 전문가가 만든 정보가 아니다 보니 일반 반려인들에게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켰다.한국마즈의 고양이 사료 브랜드 위스카스가 지난해 2월 국내 최대 고양이 커뮤니티인 네이버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다' 회원 8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고양이집사 10명 중 8명은 "고양이 사료 등급표만으로 사료를 선택하는 것에 부족함, 문제의식을 느낀다"라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절반 이상이 5가지 이상의 다양한 기준을 고려하여 사료를 선택한다고 답했으며,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선택기준은 기호성(71.3%), 원료안정성(64.3%),성분비율(60.8%), 사료등급표(58.1%), 주원료(50.7%), 가격대(47.9%), 브랜드신뢰성(43.3%)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도 사료를 평가하는 기준은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다. 전문가들은 좋은 사료를 평가하는 기준은 기호성, 흡수율, 영양균형, 원료의 안정성 등의 기준을 가지고 접근해야한다고 지적했다.윤홍준 월드펫 동물병원 수의사는 "많은 수의사나 사료 영양학자들은 이 사료 등급, 혹은 브랜드별 등급에 동의하지 않는다. 무조건 좋은 원료가 결코 좋은 사료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아무리 등급이 높은 사료라도 고양이가 잘 먹지 않거나 흡수율이 나쁘다면 사료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며, 성분비율이 적절하지 않고 원료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 역시 좋은 사료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많은 회사들이 쓰고 있는 유기농이라는 단어 역시 마찬가지다. 유기농 사료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나 근거는 없다. 사료의 성분 중 한가지 이상 유기농 재료가 들어갔다는 의미다. 그는 "당근 한조각만 유기농으로 들어가도 유기농 사료다"라며 "가장 공신력 있는 유기농 인증기관인 USDA(미국 농무부)에서 역시 펫사료에 대한 유기농 인증은 원료 중에 유기농이 들어간 것은 사실이나 보증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명시한다"고 밝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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