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골라 태우는 '앱택시'에 승객들만 고통

서울연구원 조사 결과 앱택시 장거리 운행 비율 절반 육박...단거리 승객 호출 실패율 44%...이용객 불만 '승차거부' 1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택시 기사들이 카카오택시 등 앱택시 도입으로 수입이 더 많은 장거리만 골라 태우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7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앱택시 활성화에 따른 택시 운행 행태의 변화와 관리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원이 서울택시운송정보시스템(STIS)를 통해 분석한 결과 앱택시 이용 택시의 하루 영업 중 장거리인 10km 이상을 뛴 비율이 45.9%에 달했다. 반면 기존처럼 순항 배회 영업 택시는 18.0%에 그쳤다. 이로 인해 단거리를 가려는 손님들은 앱택시를 이용해 택시를 타기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서울 주요 역 주변에서 앱택시를 이용해 요금 5000원 안팎의 단거리로 택시를 수배하는 실험을 100회 정도 수행한 결과 실패율이 44%에 달했다. 출퇴근시간때는 실패율이 59.3%로 훨씬 높았다. 특히 앱택시 이용 승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해보니 앱택시로부터 승차 거부를 당했다는 불만이 26.2%로 가장 많았다. 손님이 가자는 길로 안 가는 행위 14.4%, 부당요금 청구 12.8%, 장시간 기다림 11.6%, 연락없이 콜 취소 11.4%, 중도 하차 11.2%, 신고 협박 3.2% 등의 순이었다. 반면 택시기사들도 노쇼ㆍ콜취소 등으로 골치가 아프다는 호소다. 앱택시 서비스를 이용하는 법인ㆍ개인택시 500명에게 물으니 연락없이 콜을 취소하는 승객들(84.4%), 해당 장소에 갔는데도 나타나지 않는 노쇼(71.9%), 목적지 변경(71.2%), 부당한 신고(18.9%) 등의 부당함을 겪었다고 답했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장거리 호출만 골라 태우는 행위는 스마트폰이나 앱을 이용하지 못하거나 단거리 이용객들을 소외시키는 등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야기한다"며 "싱가포르의 경우 앱택시 호출때 승객으로 하여금 강제적으로 목적지를 표시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서울시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한편 앱택시 이용 택시기사는 하루 평균 4회 가량 앱을 통해 승객을 태워 1회 미만인 기존 전화 콜택시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ㆍ개인택시기사 500명을 상대로 2016년 5월 한달간 운행자료를 수집해 분석해 보니 앱택시를 이용한 영업은 한달에 89.3회 이뤄졌다. 특히 법인 택시를 모는 경력 10년 이하 운전자들이 앱택시를 많이 이용했다. 5년 미만 108.8건 10년 미만 101.1건으로 평균보다 훨씬 많았다. 법인 택시 기사는 1일 평균 3.7회 개인택시 기사는 1일 평균 4.2회였다. 주로 사용하는 앱택시 서비스는 카카오택시가 99.7%로 압도적이었고, T맵 택시 25.8%, 기타 5.2%, 티머니 택시 2.7% 등의 순이었다. 이와 함께 택시기사와 승객들이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서비스 수요ㆍ공급을 진행하면서 택시의 공차율(빈 차로 운행하는 비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택시의 경우 2014년 기준 총 공차거리는 204만452m였는데, 2015년 196만6226m, 2016년 161만8160m(전년대비 ↓17.7%)등으로 감소했다. 총공차시간도 2014년 21만9081시간에서 2015년 21만3606시간, 2016년 20만647시간으로 감소했다. 개인택시도 공차거리는 2016년 기준 전년대비 10.9% , 공차시간은 6.0% 각각 줄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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