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대행 황교안 국무총리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야당이 7일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협조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에 대해 맹공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도부에 이어 바른정당까지 가세해 같은 사안으로 이틀째 황 권한대행을 집중 포격하는 양상이다. 반기문 전 UN(유엔) 사무총장의 전격 불출마 선언 후 지지율이 15% 내외까지 급등하며 여권의 대안으로 떠오른 황 권한대행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의 집중 공격이 황 권한대행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보수 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결집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황 권한대행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사실상 불허한 것에 대해 “(황 권한대행이)대통령 선거를 포기하고 박근혜 대통령 보호하러 나서기로 작정한 것 같다”면서 “자신을 임명해 준 분을 보호할 수밖에 없는 운영이 황 총리 운명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황 권한대행이 민주당의 적수가 되느냐는 질문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비해서 약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은 이날 오전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황 권한대행이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을 응할 수 있도록 대행으로서의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더 이상 권력의 깎두기 노릇을 하면 국민이 실망하고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당내 원내대책회의에서 “황 권한대행이 최근 새누리당과 일부 언론에서 조장하는 대권놀음에 빠져서 지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야권은 이에 앞서 6일 아침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이 출연한 라디오 인터뷰를 시작으로 오전 원내 대책회의, 대변인 브리핑에 이어 오후에는 대변인 논평까지 내고 황 권한대행을 일제히 공격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6일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느라 본인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법과 원칙을 저버려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에 대한 공격이 부메랑이 되어 야권을 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새누리당의 친박계 의원은 “야권이 황 권한대행을 공격하는 게 지금 당장은 때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황 권한대행을 키워주는 것”이라면서 “보수 지지층은 야권의 공격을 받고도 의연한 황 권한대행을 야권 주자들에게 맞설 수 있는 대항마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대표는 평소 사석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인은 복싱 선수 같아야 한다. 맞기도 잘 맞아야 하고, 때리기도 잘 맞아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정치인은 맞는 게 일이고, 맞으면서 성장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특정인을 지칭해 한 말은 아니지만, 야당의 집중공격을 받는 황 권한대행의 처지에 잘 들어맞는 말이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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