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지뢰탐지기-Ⅱ 시제품으로 운용성평가를 실시한 결과 탐지율은 물론 오경보율도 요구성능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 당국이 북한의 목함지뢰를 탐지할 수 있는 차세대 지뢰탐지기 개발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매설량을 2배 수준으로 늘려 올해 장마철에 지뢰가 우리 측으로 떠내려올경우에 대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에서 사용중인 지뢰탐지기는 1995년에 도입한 것으로 노후화는 물론, 북한의 목함지뢰가 땅속 10cm에 묻힐 경우 탐지가 전혀 안될 만큼 성능이 미흡하다. 이에 군은 지뢰탐지기-Ⅱ를 지난해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지뢰탐지기-Ⅱ는 지반투과레이더를 활용해 금속뿐만 아니라 땅속 30cm이상, 물속 1.2m이상 묻혀있는 비금속지뢰도 탐지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지뢰탐지기-Ⅱ 시제품으로 운용성평가를 실시한 결과 탐지율은 물론 오경보율도 요구성능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해 12월 12일 군의 요구성능(ROC)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놓고 회의를 개최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우리 군의 대(對) 지뢰 장비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우리 군이 운용하는 지뢰탐지기(PRS-17K) 보유량도 3462대로, 기준량(3884대)보다 422대 부족했다. 지뢰 파편으로부터 장병의 몸을 보호하는 보호의는 1628벌이 있어야 하지만, 보유량은 386벌에 불과했고 지뢰 파편으로부터 머리를 지키는 보호헬멧 보유량도 543개로, 기준량(1628개)에 크게 못 미쳤다. 군이 지뢰탐지기를 개발하지 못한 사이 북한은 지난해 DMZ 지뢰 매설량을 예년의 2배 수준으로 늘렸다. 북한은 DMZ 여러 곳에 4000발 이상의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 70% 정도는 목함지뢰다. 합동참모본부는 2015년에 49발의 지뢰를 제거했지만 지난해는 2배가 넘는 134발을 제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나무로 만들어진 목함지뢰 특성상 북한의 임진강 상류 황강댐 방류 과정에서 우리 측으로 떠내려 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북한군 목함지뢰는 나무 상자 안에 폭약 200g과 기폭장치 등이 들어 있다. 상자가 열리거나 1㎏의 작은 압력으로 눌려도 바로 폭발한다. 2015년 DMZ 수색작전에 나섰던 하재헌, 김정원 하사도 북한군 목함지뢰 도발로 큰 부상을 입었다.군 관계자는 "미군 지뢰탐지기를 활용해 긴급소요를 제기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에 있으며 위협이 큰 지역을 대상으로 우선 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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