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현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2일 오전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하면서 그에 대한 신병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일단 조사 중에, 혹은 조사를 마친 뒤에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이와 관련해 "원론적으로는 조사 과정에서 (이 부회장을) 구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가능성' 정도로 신중하게 표현을 했지만 사안의 무게를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의 자신감이 담긴 표현이다. 특검이 내비친 자신감의 배경에는 지난 5일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로부터 임의제출받아 전날 실물을 공개한 최씨 소유의 태블릿PC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서 jTBC가 보도한 것과는 다른 제품이다.특검에 따르면 여기에는 코레스포츠 설립 및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삼성의 특혜지원과 관련한 다수의 이메일이 담겨있다. 최 씨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최 씨의 독일 쪽 조력자로 알려진 데이비드윤 씨 등과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입수 직후부터 내용 분석에 속도를 냈고 최근 분석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이 태블릿PC에는 특히 최씨 모녀에 대한 지원이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즉 이 부회장의 인지 아래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다수의 증거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기할 건 특검이 앞서 지난 9일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소환조사하면서 이 태블릿PC나 여기에 담긴 내용을 증거로 제시하지 않고 감춰뒀다는 점이다.최 부회장과 장 사장의 진술을 태블릿PC 속 내용물들과 비교ㆍ대조해 분석한 뒤 이 부회장 조사에서 이른바 '스모킹 건'으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뒤따르는 배경이다. 이 부회장은 그간 국회의 청문회 등에서 밝힌대로 최씨 모녀에 대한 지원이나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이 정권 차원의 강요와 압박을 이기지 못 한 결과라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특검 수사의 핵심은 대가성 입증과 이 부회장의 인지 여부로 압축된다.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는 특검과 달리 삼성은 '협박과 강요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지원'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의 2차 공판에서 검찰은 삼성 미래전략실 김모 전무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김 전무는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의 지시대로 돈만 내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시를 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사안이라고 했다. 청와대 수석의 지시라는 게 (출연의 이유 중) 가장 컸다"고 진술했다.최 부회장과 장 사장의 진술도 이와 취지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부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승마 지원은 내가 지시한 일이다. 이 부회장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 또한 "박 대통령의 강요로 지원한 후 알고보니 최씨와 얽혀있었을 뿐 어떤 대가를 요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및 구속 여부는 향후 박 대통령에 대한 특검 또는 검찰의 수사와도 직결된다. 뇌물을 공여한 사람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 혹은 구속해놓고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는다는 건 앞뒤가 안 맞기 때문이다.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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