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ㆍ오리 값 '뚝' 소비 수요 감소 원인 계란값↑…대규모 살처분으로 수급 불안정한 탓
최근 한 대형마트에서는 AI여파로 감소한 소비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생닭 할인전을 진행했다.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11일 오후 이마트 용산점 지하 식품매장. 이날 마트 곳곳은 저녁 장을 보러 나온 고객들로 북적였으나, 생닭 판매코너는 인적이 드문 모습이었다. 한 30대 여성고객은 생닭 제품 표면에 적힌 제조일(가공일)을 살펴보더니 “지금 먹어도 괜찮을지 모르겠다”며 제품을 내려놓았다. 그는 “생닭은 왠지 꺼림칙해 구매가 망설여진다”고 덧붙였다. 고병원성 조류독감(AI) 공포가 현실화됐다. 수요 감소로 인해 닭, 오리 등 가금류 가격은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달걀 값은 AI여파로 수급이 불안정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피해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해지면서 관련 시장에도 AI여파가 속속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12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9일 닭 1kg은 5184원에 거래됐다. 일주일 만에 7.6%, 한 달 만에 8.1% 하락한 수준이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AI가 최초 발생한 지난달 16일 kg당 1600원이던 생계 가격은 이달 8일 기준 39% 급락한 975원에 거래됐다. 도계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6일 3079원에 거래되던 도계는 이달 8일 2731원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AI여파로 소비 수요 감소분이 속속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가금류 매출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1~11일) 닭ㆍ오리고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 -8.2%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AI 발생 전후 23일간(10월19일~11월10일/11월12일~12월4일)의 매출을 비교해보면, 닭ㆍ오리고기 매출은 10.9% 감소했다.
사진=환경부 제공
반면 계란 값은 오름세다. 대규모 살처분으로 인해 수급이 불안정해진 탓이다. aT에 따르면 지난 9일 거래된 계란(30개) 가격은 5826원으로, 한 달 만에 3.2% 상승했다. 최근 일주일 거래가격대도 평균 3%대 오름세를 보였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1200원대이던 계란 산지가격(10개)은 이달 1300원대로, 1400원대이던 도매가격(10개)은 1500원대로, 5600원대에 거래되던 소비자가격(30개)은 5800원대로 상승했다. 11일 트레이더스 킨텍스점에서는 1인1판으로 계란 구매수량을 제한하기도 했다. 정부도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해 비발생 지역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전국 157개 시군의 방역실태를 살핀다는 방침이다. 농협중앙회도 AI확산에 따라 최근 범농협 비상방역대책회의를 열었다. 11일 기준 도살처분 마릿수는 전국 902만2600만 마리로 집계됐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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