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들의 솔로이코노미+교육비로부터의 해방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혼자 사는 50대 남성 정진용 씨는 최근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완구브랜드 레고 타운홀 제품을 수십만원에 구매했다. 공식 판매처에서는 단종된 제품이라 수개월째 구매대기 상태였던 차에 매물이 나온 것이다. 일부 지인들은 사교육비를 훨씬 웃도는 값을 아무렇지 않게 장난감 블록에 지출한 정 씨를 '사치스럽다'고 평가했지만, 실제 정 씨의 생활은 평범하다. 다만 자신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유일한 취미거리인 '레고 쇼핑'에 나서겠다는 주의다. 독거 아재(40~50대 1인 가구)들이 새로운 소비주체로 급부상했다. 이들은 중년남성들의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비용 명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교육비를 절약해 오락ㆍ문화 등 경험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40대의 소비를 1인가구와 다인가구로 비교해 보았을 때, 절대 금액 기준으로 40대 1인가구는 같은 연령대의 다인가구 대비 교육비에서만 월 48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50대도 마찬가지다. 50대 1인 가구의 소비가 가장 적은 품목 1위에도 교육비가 올랐다. 절대 금액 기준으로는 50대 1인가구는 같은 연령대의 다인가구와 비교해서 교육비에서만 월 28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교육비가 중년 1인가구의 소비여력을 향상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독거아재들의 주 소비처는 어디일까. 높은 구매력을 갖춘 40~50대 남성 1인가구는 취미용품에 대해 가격보다는 자신의 만족도에 더 높은 가치를 두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국내 품목별 물가상승률 중 최근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개인장신구, 취미용품 등의 기타개인용품이다. 이는 처자식을 부양하느라 온전한 소비주체로 떠오르지 못했던 과거 세대와는 달리 나를 위한 소비가 뚜렷한 모습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년 남성의 1인가구화로 키덜트(아이 같은 어른) 문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실제 국내 캐릭터시장 규모는 올해 기준 약 10조원을 형성하고 있으며, 매년 10%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라며 "캐릭터 시장 외에도 중년의 취향에 맞는 레트로 취미용품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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