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비 증가율 5분의 1에 그쳐-발행규모는 3월 이후 첫 4조원 넘어-금융위 파생상품 건전화 방안 발표-내달초가 성장여부 분수령 될 듯[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최근 꿈틀대기 시작한 주가연계증권(ELS) 시장 성장세가 이달 들어 다시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9월 ELS 발행 규모는 전일 기준 3조9528억원 수준을 기록해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월별 발행규모 4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다만 전월 대비 증가폭은 2265억원 규모로 8월(1조1560억원)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발행 규모는 증가했지만 성장세는 위축된 셈이다. 8월 들어 ELS 시장이 살아나면서 증권사들도 원금손실 리스크를 줄인 '리자드 ELS', 닛케이 225 등 기초자산을 다양화한 ELS 발행 등 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지만 청약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 온 증권사 공시 내용을 보면 ELS 청약금액 미달로 청약이 취소되거나 발행에 성공해도 청약률이 한자릿수 또는 10%대에 그치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7일 청약을 시작한 ELS 12891호를 통해 총 50억원을 모집하려고 했지만 1건도 청약되지 않아 발행을 취소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29일 발행한 ELS 3건(129호, 1318호, 1319호)에서 모집총액 66억4100만원 중 1억1600만원이 청약돼 청약률이 1.75%에 그쳤다. 삼성증권은 지난 27일 청약을 시작한 ELS 14453~14459호 모집총액 700억원 중 총 66억5500만원이 청약돼 평균 청약률이 9.5%였고, 동부증권은 지난 26일 청약을 시작한 ELS 1761호 모집총액 50억원 중 5억5500만원이 청약돼 청약률이 11.1%에 불과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S는 청약률이 100%를 넘어설 경우 청약 경쟁률에 따라 배정하는 만큼 처음부터 모집총액을 여유있게 잡는 편"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ELS 청약 경쟁률이 지나치게 낮은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기초자산의 주가나 지수가 일정 조건을 충족했을 때 만기보다 일찍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조기상환액도 이달 들어 제자리 수준이라 ELS 시장에서 돈이 돌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8월 ELS 조기상환액은 4조4330억원으로 7월(2조3075억원) 대비 2조1255억원 늘었지만 9월 조기상환액은 4조5070억원으로 증가폭이 740억원에 그쳤다. ELS는 회수한 원리금을 재투자하는 '단골' 고객이 많은 상품이라 조기상환액이 늘어날 경우 신규 발행도 증가하는 편이다. ELS 투자금이 조기상환되지 못하고 묶여 있으면 재투자가 어려워 신규 발행시장의 돈맥도 막힐 공산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위원회가 다음달초 발표할 파생상품 건전화 방안이 최근 꿈틀대는 ELS 시장의 성장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증권사가 ELS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신탁계정으로 떼어내 관리하도록 하거나 특정 기초자산 발행규모를 제한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내놓을 ELS 규제 방안의 수위에 따라 ELS 시장이 성장세를 확대할 수도 다시 위축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게다가 미국이 연내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ELS 투자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어 ELS 시장이 다시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9월 ELS 시장이 4조원 수준까지 확대됐지만 본격적인 성장세를 점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금융당국이 파생상품 건전화 방안을 발표하는 다음달 ELS 발행규모가 ELS 시장의 성장과 위축의 방향성을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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