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좀비체험 대박낸 '공포 男'…'부산행보다 빨랐죠'

-유석준 크리에이티브팀장, '에버랜드 좀비는 모두 3주간 좀비 연기 수업 받은 '배우''

▲유석준 삼성물산 리조트사업부 크리에이티브팀장.(제공=삼성물산)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지금이야 좀비라는 공포 장르가 익숙하지만 에버랜드가 처음 도입했던 2011년에는 매우 낯설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영화 곡성이나 부산행보다 먼저 좀비를 한국에 안착시킨 역할을 한 셈이지요."유석준 삼성물산 리조트사업부 크리에이티브팀장(상무)은 "2011년에만 해도 두달짜리 임시 프로젝트였지만 이제는 에버랜드 효자상품으로 자리 잡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3일 오후에 찾은 에버랜드 호러빌리지는 좀비 복장을 한 관람객들로 장사진이었다. 호러메이즈1ㆍ2는 곳곳에서 좀비가 등장하는 실험실을, 호러사파리는 좀비들이 빈 동물원(숲 속)을 버스를 타고 통과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얼마전 흥행했던 영화 부산행과 곡성 덕분이기도 하지만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도 공포를 즐기려는 발길은 이어진다는 것이 유 팀장의 설명이었다.

▲에버랜드 '호러 사파리'에서 좀비로 분장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제공=삼성물산)

낯설었던 좀비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그는 '리얼리티'를 꼽았다. 이를 위해 세계에서 가장 무섭다고 알려진 일본 하이랜드 '전율미궁'을 수차례 벤치마킹했다. 유 팀장은 "오래된 실험실에서 풍기는 포르말린ㆍ탄 냄새부터 공포 영화 '알포인트' 제작진을 섭외해 실제같은 마네킹과 좀비를 연출했다"며 "여러명이 무더기로 들어갈 수 있게 한 전율미궁과 달리 한 회차에 1~4명씩만 들어갈 수 있도록 제한해 공포감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실감나는 좀비 연기를 위해 영화학과 재학생이나 연극배우들을 오디션을 통해 섭외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뮤지컬 배우 출신인 문경택 씨가 3주간 좀비 연기 수업을 진행했다. 2~3일마다 한 번씩은 좀비 연기를 점검하는 '클린 업' 시간도 갖는다. 유 팀장은 '객체'로서가 아니라 관람객이 공간 안으로 녹아드는 한 편의 연극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호러빌리지에서 관람객이 좀비 분장을 받고 있다. (사진=원다라 기자)

이러한 노력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호로빌리지로 거둬들이는 연간 매출은 10억원 정도. 하지만 이로 인해 에버랜드를 찾는 관람객 증가를 매출로 따지면 11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고 다니는 것에 착안해 지난해부터는 좀비 분장 뿐 아니라 좀비 복장 대여도 시작했다. 에버랜드 곳곳에서 찢어진 환자 복장, 피 묻은 의사 가운 등을 입고 얼굴에 분장을 한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내년에는 '코리아 할로윈데이'도 만들 계획이다. 좀비 뿐만 아니라 구미호, 저승사자 등 전통적인 공포 캐릭터들이 뒤엉키는 축제다. 유 팀장은 "지금까지 노하우를 토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공포 축제로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다음달 22일부터 29일까지 좀비 복장을 하고 입장하는 '좀비 티켓'을 제공한다. 4500명의 입장객들은 좀비 복장을 하고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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