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푸틴 경계령'(얼굴)이 높아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 미국 대선을 뒤흔들 수도 있다는 우려다.최근 일련의 수상쩍은 해킹 사건이 기폭제가 됐다. 29일(현지시간) 야후 뉴스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8일 각 주 선관위에 보낸 긴급 공문을 통해 "올 여름 2개 주 선관위 홈페이지가 사이버 공격을 받았고 이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FBI는 해킹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피(IP) 주소 8개를 밝히고, 다른 주에도 해킹 경계령을 내렸다. FBI는 2개 주가 어느 곳인지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론들은 일리노이와 애리조나주 선관위가 사이버 공격을 피해를 받았으며 일리노이에서는 유권자 20만 명의 개인정보까지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번 공격이 해외에 기반을 둔 해커에 의해 자행됐으며 그 배후로 러시아 정부가 지목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에도 미국 민주당전국위원회(DNC)의 전산망이 러시아 정부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의 공격을 받아 선거 기밀 자료와 주요 인사 인적 사항이 모두 유출된 알려졌다. 이번 달에도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가 비슷한 수법의 해킹 피해를 입었다. 미 수사당국과 미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최근 발생한 주요기관 해킹이 거의 동일한 수법으로 이뤄졌고 해커들의 배후에는 러시아 정부가 있다는 심증을 굳힌 상태다. 이와 관련, 워싱턴 정가에선 "옛 소련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인 푸틴이 차기 미국 대통령을 자신의 입맛대로 고르기 위해 대선에 개입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파다하다. 이 같은 우려는 DNC에서 유출된 이메일 일부가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에 위키리크스 의해 폭로되면서 증폭됐다. 위키리크스는 민주당 지도부가 당내 경선에서 고전하던 힐러리 클린턴을 돕기 위해 노골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담긴 이메일을 공개했고, 민주당과 힐러리 후보는 이로 인해 큰 곤욕을 치러야 했다. 위키리크스는 한발 더 나아가 힐러리의 국무장관 재임 시절 비공개 이메일을 대선을 앞두고 폭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위키리크스가 손에 쥐고 있는 힐러리 관련 자료는 러시아가 제공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지난 7월말 "러시아 정부는 힐러리가 숨기고 있는 이메일을 해킹했길 바란다"고 말했다가 호된 여론의 질책을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의 희망대로 이메일 폭로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 미국 선거 관리 시스템과 유권자 정보가 해킹 당할 경우 오는 11월 8일 대선 결과가 조작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대로 트럼프가 선거에서 패하더라도 개표 조작 가능성을 내세워 미국을 대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우려와 논란은 좀처럼 수그들지 않고 확산될 전망이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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