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제3지대' 잠룡들 꿈틀…합종연횡 시작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 정계개편의 핵으로 부상끊임없는 구애에 나선 국민의당, 초조한 더민주당분간 제3지대 머물며 대권채비 나설 듯박원순 서울시장도 제3지대 합류 가능성여권 제3지대론의 핵심은 김무성·유승민·오세훈·남경필·원희룡여권은 정치이념 아닌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 제3지대론 실현 가능성 낮아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 연합뉴스<br />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정계복귀'를 선언한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이 여야 정계 개편의 핵으로 떠올랐다. 불과 1년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복귀 시점 결정만 남겨둔 손 전 고문에게 여야를 막론하고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이 같은 시나리오에 힘을 보태고 있다.23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손 전 고문은 향후 정계개편의 최대 변수다. 손 전 고문이 더민주로 돌아온다면 친문(친문재인)은 균열하게 되는 반면 비문(비문재인)은 구심력을 증폭하는 계기를 맞는다. 중도정당을 표방했지만 차기 대선을 앞두고 사분오열할 가능성이 높은 국민의당에게도 손 전 고문은 핵심 변수다. 영입이 성사된다면 새로운 기폭제가 되기 때문이다. 손 전 고문을 바라보는 더민주는 초조한 분위기다. 파급효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6일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손 전 고문을 만나 "어서 돌아와 달라"고 요청했지만 확답을 듣지 못했다. 지난 13일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가 손 전 고문과 극비리에 회동한 것도 같은 같은 이유에서다. 손 전 고문을 향한 국민의당의 구애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더민주 차기 지도부는 친문 일색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 '도로친문당'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손 전 고문이 오는 27일 더민주 전당대회를 앞두고 탈당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는 현재 가장 그럴듯한 '제3지대론'의 주인공이다. 야권에서 문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가 내년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수위를 다투고 있지만 여권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카드에 턱없이 밀리기 때문이다. 충청출신 대선주자, 호남출신 당대표, 대구·경북(TK)의 지지란 여권의 철옹성을 무너뜨리기 위해선 외곽에서 판을 뒤흔들 수 있는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영환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손 전 고문이) 일단 하산하면 제3지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손 전 고문은) 더민주에 가서는 희망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실질적으로 제3지대에 있게 된다. 힘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앞서 안 전 대표도 손 전 고문의 정신적 스승인 고 박형규 목사의 빈소를 직접 찾아가 "깊은 얘기를 나누고 싶다"며 만남을 제안했고 확답을 받았다.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br />

손 전 고문과 각별한 사이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주목받는 제3지대의 잠룡 가운데 한 명이다. 더민주 소속이지만 애초부터 독자 행보에 방점이 찍힌 덕분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손 전 고문 외에 박 시장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최근 전남 강진의 손 전 고문 거처를 찾아 회동했다. 야권 제3지대 잠룡들이 합종연횡하는 신호탄이란 관측이 나왔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연합뉴스<br />

여권에선 비박(비박근혜)을 중심으로 각자도생하려는 잠룡들의 행보가 분주하다. '도로친박당'으로 회귀한 새누리당을 벗어나 역시 제3지대에서 살 길을 챙기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대표주자는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개혁을 표방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3주간 민생탐방 행보를 이어온 김 전 대표는 22일 중국으로 떠나 3박4일간 통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통일 관련 세미나를 챙기고 백두산과 항일 유적지를 돌아볼 예정이다. 유 의원도 대학가를 돌며 강연하면서 꾸준히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정치적 몸풀기에 들어간 셈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연합뉴스<br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다른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연대를 강화하며 당내 기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여의도 국회 등 중앙정치권과 고리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비박 예비 대선주자들이 제3지대에서 함께 뭉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념적 지향점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가 앞서기 때문이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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