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베트남 경제에 대한 극단적 저평가가 마무리되면서 주가가 올라갔지만 주변국에 비해 여전히 싼 상황입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만난 이 회사 이대원 글로벌운용팀장은 베트남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해외비과세펀드 제도가 부활된 2월부터 '베트남그로스펀드'로 1080억여원을 끌어 모았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수익률이 10%에 육박한다. 지난 6월말 기준 설정 규모 상위 10개 비과세해외펀드 중 2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운용사로서는 처음으로 2006년 베트남 호치민에 사무소를 열었다. 베트남이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수익률이 악화됐지만 사무소를 철수하지 않고 10년째 유지하고 있다. 이 팀장은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면서 이 펀드의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국내 투자자들은 2006~2007년 베트남 열풍에 편승해 투자했다가 증시가 급락해 펀드가 반토막 났던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베트남 투자 열풍에 불을 지핀 곳이 한국투자신탁운용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이다. 이 팀장은 "당시 베트남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10조였는데 한국 펀드가 8000억원 규모로 시장의 8%를 차지해 운용하는데 어려움도 있었고 베트남이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시장 상황도 안 좋았다"면서 "현재는 시총이 70조원 수준으로 성장했고 펀드 규모는 3000억원 정도여서 운용상의 어려움이 없고 베트남 경제도 전반적으로 좋다"고 말했다. 베트남 증시가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국내 증권가 일부의 시각에 대해 이 팀장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그는 "베트남 시장은 현재 주가수익비율(PER) 13.8배, 주가순자산비율(PBR) 1.8배, 배당수익률 3.7% 수준으로 시장 전체는 10%대 이익성장을 하고 있다"면서 "13%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감안하면 추가상승 여력이 있고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에 비해 수익성 대비 상대적으로 30%이상 저평가된 상태"라고 덧붙였다.이 팀장은 베트남 정부가 경기와 증시를 함께 부양하고 있어 하반기 베트남 증시는 낙관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베트남 정부는 올해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했는데 공산당은 지도부가 바뀐 첫 해에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경기부양책을 많이 쓴다는 특징이 있다"며 "지난달 베트남 시총 1위 기업인 비나밀크가 외국인 투자한도를 100%로 늘리는 등 외국인 투자 비중한도를 늘리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호재"라고 말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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